‘박원순 아들’ 징병검사 MRI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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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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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들 진위 갑론을박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14일 공개한 박원순 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의 자기공명영상(MRI) 척추 사진. 강용석 의원 제공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14일 공개한 박원순 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의 자기공명영상(MRI) 척추 사진. 강용석 의원 제공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 씨가 징병 신체검사 4급 판정을 받을 때 제출했던 자기공명영상(MRI) 필름을 공개했다. MRI 사진에는 박 씨의 이름과 찍은 날짜(2011년 12월)가 선명하게 표시돼 있다.

강 의원은 “4번, 5번 척추뼈 돌출로 척추신경을 자극해 신경부분을 압박하는 MRI의 주인공은 박 씨처럼 멀쩡하게 행동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MRI 사진을 접한 신경외과·정형외과 전문의들은 대체로 “걸어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추핵이 빠져나와 있어 통증이 극심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하기는 하지만 걸어 다니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소수다.

정작 이날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MRI 사진 속 인물이 박주신 씨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됐다.

한 의사는 “지방층(척추 뒤에 있는 하얀 부분)이 3∼4cm로 나오는데, 지금 박 씨 정도 체격인 남성이라면 지방층이 1.5cm 이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인물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사에 따르면 허리 MRI는 누워서 찍기 때문에 지방층이 눌려 실제로는 살집이 더 두꺼워야 한다. 이 의사는 “사진을 보면 복부에서 등까지의 거리가 24cm로 추정된다. 이 거리로 키와 몸무게를 추정할 수 있는데, 최소 90kg은 나가는 체구”라고 말했다. 강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박 씨의 사진들은 2008∼2011년에 찍은 것들이다. 사진 속의 박 씨는 마른 체형이다.

또 다른 의사는 “운동신경과 근육섬유가 만나는 ‘종판’의 모양이 20대 남성이라기보다는 무거운 짐을 많이 들어 허리가 많이 상한 30대 후반 또는 40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일부 의사는 “살이 쪘다가 빠졌을 수도 있다”고 반박했지만 많은 의사들이 ‘다른 인물’ 주장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채널A 영상] 2012년 징병검사 판정기준 강화, 어떻게?

본인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의사도 있었다. 그는 “MRI의 주인공은 허리에 혈관이 뭉쳐 덩어리처럼 보이는 혈관종이 있다”며 “허리수술이나 치료를 받았더라도 혈관종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다시 MRI를 찍어보면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날 ‘바꿔치기’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 씨는 지난해 8월 공군에 입대했다가 허벅지 통증을 이유로 나흘 만에 귀가 조처되었다. 12월 재검을 통해 허리디스크 4급 판정을 받아 군 면제가 확정됐다. 자생병원에서 MRI를 촬영한 뒤 혜민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다. 자생병원 측은 “환자의 개인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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