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커버스토리]‘신데렐라’ 오인혜 “가슴성형 아닌데 설명할 수도 없고, 답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8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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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오인혜 드레스' 보고 조금 불편했어요, 다 잊자 했는데…"
●BIFF이후 노출영화 제의 많지만, 거절"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에선 교수와 바람난 여제자 역
●함께 출연한 이진주, 안지혜도 주목할만한 배우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레드카펫에서 가장 '핫'한 인물은 오인혜(27)였다. BIFF 월드프리미어에 소개된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에 출연한 신인배우다.

그가 바스트 포인트만 겨우 가린 아찔한 오렌지색 드레스를 입고 6일 개막식 레드카펫에 섰을 때, 인터넷은 말 그대로 '폭발'했다.

"오인혜가 누구냐?"는 질문이 쇄도했고, 그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 검색어가 됐다. 남성 팬들은 그를 '여신'으로 추앙하고, 안티 팬은 '뜨고 싶어 안달 난 무명배우'로 낙인찍었다.

그날 이후 그는 사회 이슈가 됐다. 개그맨 박영진은 '오인혜 드레스'를 입고 KBS2 '개그콘서트'에 나왔고,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에서는 '여배우 레드카펫 노출'을 주제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BIFF 측에선 '이슈메이커' 오인혜를 폐막식까지 붙잡기도 했다. 폐막식에서 입은 드레스는 허남식 부산시장 등 공무원들의 도움으로 급하게 구했다. 그가 '조신한' 블랙 오프 숄더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자 남성 팬들은 안타까운 듯 탄식했다.

영화배우 오인혜. 사진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영화배우 오인혜. 사진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드레스 롤 모델은 김혜수·김소연…'가슴 성형논란' 에 식구들 웃어

"아직 얼떨떨해요. '개그콘서트'에서 패러디한 걸 보고 '내가 화제 구나' 조금 실감했죠."
레드카펫을 요란하게 달군 오인혜는 수수한 주황색 원피스를 입고 나타났다. 그때 그 배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청초한 인상이었다.

오인혜 인터뷰에는 연말 개봉 예정인 그의 영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에 함께 출연했던 이진주(34), 안지혜(32)가 동석했다.

-오인혜 씨의 드레스 롤 모델은 누구였나요?

"김혜수, 김소연 선배가 입은 레드카펫 드레스를 참고했어요. '저 정도는 입어도 되는 구나!'했죠. 그 분들의 당당함을 닮고 싶었어요. 한때는 제가 인지도가 없어서 욕을 먹나 했어요. 그래서 영화제를 다 잊고, 배우로서 초심으로 돌아가자 마음을 다잡았는데, '개콘'을 보고 조금 불편했죠. 이젠 조용히 살려고 하는 데 왜 또!(웃음) 사람들이 '발악'이라고 하니까 이럴 때일수록 영화만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다른 시상식 줄줄이 있으니까 이제 잠잠해졌으면 좋겠어요."(오인혜)

이진주는 "개콘에서 개그맨 후배들이 '오인혜 패러디해도 돼요?'라고 전화해 '야 거기 나오면 대박이잖아'라고 했다"며 "사실 파격적인 마케팅이지 않나? 인혜도 10을 잃었다면 90을 얻었다고 생각해라"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이진주는 "오인혜가 부산영화제때 인터넷 게시판 글을 보고 울었다"고 폭로(?)했다. 오인혜는 손사래를 치며 "울던 건 다른 일 때문"이라고 부인했다.

"드레스를 디자인한 A 선생님께 누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해요. 속옷이 안 보이게 바느질한 것뿐 인데, 낡은 드레스를 제가 전부 리폼했다고 과장되게 기사가 나서, 선생님이 자존심 상해 하셨죠. 지금은 오해를 푸셨어요. 선생님께 미용실도 소개 받았고요. 영화제 이후로 협찬이 많아졌어요. 그런 점이 달라진 점이네요."(오인혜)

-가족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제가 더 상처를 받을까봐 잘 말씀 안하세요. '어떤 여배우도 안티가 있기 마련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셨습니다."(오인혜)

-악플 중에 가장 많은 게 가슴 성형입니다.

"저희 식구들은 다 웃어요. 친구들에게 물은 적도 있어요. '이걸 해명하기도 웃기지 않겠니?'라고. 성형 전후 사진이라고 나온 과거 사진도 스포티한 티라서 가슴이 작아 보인 건데,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도 없고…."(오인혜)

"안 했어요. 제가 영화 찍으면서 보니까 안 했어요."(이진주)

"이렇게 여자 세 명이 가슴 노출하는 영화가 흔하지 않죠."(안지혜)

▶불륜 2부작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노출 만만치 않아

세 여배우가 출연한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은 노출 수위가 높은 영화였다.

불륜을 주제로 2개의 단편으로 구성돼 있는데 '붉은 바캉스'(감독 김태식)는 바캉스를 떠나려 했던 불륜 남녀(조선묵·안지혜)가 무시무시한 남자의 아내(이진주)에게 발각돼 죽을 고비를 넘긴다는 내용의 코미디고, '검은 웨딩'(감독 박철수)은 불륜 관계이던 제자(오인혜)의 결혼식 주례를 서게 된 교수(조선묵)의 고뇌를 그린 격정 멜로다.

-세 사람 모두 자신의 캐릭터에 공감이 갔나요?

"남편의 바람을 막아라가 임무여서 그걸 막기 위해선 할 수 있는 건 다 했습니다. 내 것인 줄 알았는데 남의 것이 돼 버린 경험이 많아요. 그동안 대놓고 말하지 못했지만, 그 남자들에게 영화를 통해 다 말했어요."(이진주)

"영화에서 저와 이진주 씨 캐릭터가 멍청하다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 실제 상황이라면 점잖게 있을 수 있을 까요?"(안지혜)

"저도 불륜녀로서 자유롭게 사고하려고 했어요. 마지막 신은 상상인지 아닌지 상상에 맡기고 싶어요."(오인혜)

영화제 밖에선 오인혜가 단연 화제였지만, 영화제 안에선 성격파 배우 이진주와 백치미 넘치는 불륜녀를 연기한 안지혜도 주목받았다.

'미저리'의 캐시 베이츠 같은 아내를 연기 한 이진주는 "시집은 다 갔구나 싶을 정도로 집요한 여자 역할이라 걱정했지만, 덕분에 새 영화 출연 제의를 많이 받았다"고 자랑했다. 개그우먼을 하다 스포츠 마케팅 회사를 이끌었던 이진주는 영화 찍는 재미에 푹 빠져 배우로 전업했다.

-이진주 씨가 개그우먼을 관둔 이유가 궁금합니다.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서요. 영화는 DSLR 카메라도 찍어서 울렁증이 덜했어요. 그 전에 사업도 했는데 다 관뒀어요. 그동안 많이 먹고 사람들과 수다 떨면서 인맥을 넓혔지만 이상한 소문만 나고, 상처만 받았죠. 김태식 감독이 저를 다시 태어나게 해줬어요. 영화에 나오는 개도 제가 키우는 강아지 생강이에요. 남편을 잡으라고 하면 잡고, 비아그라를 먹으라고 하면 먹고."(이진주)

2008년 한 케이블 방송에서 방송된 '효리의 오프 더 레코드'에 등장해 '이효리 친구'로 더 알려진 안지혜는 이번 영화로 배우로서 자리매김했다. 쇼핑몰을 3년간 운영하며 독립영화에 간간히 출연하던 그는 현재 대학원 석사과정 휴학 중이다.

-안지혜 씨는 '이효리 친구'라는 별명이 싫진 않았나요?

"아니요. 그 친구는 대학 친구예요. 서로 연락하고 조언 받고. 저도 한 단계 배우로서 길을 가잖아요. 이제 시작이거든요. 시사회가 열리면 꼭 초청하려고요."(안지혜)

남의 남자와 연애하다 전라북도 무주 풀밭에서 죽도록 매타작을 당하기도 했지만, 안지혜는 "촬영 후 1주일간 몸져누웠지만,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며 "여자들의 육탄전이 동물적으로 묘사돼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오인혜 씨는 영화에서 베드신이 많아요. 부담되지 않았나요?

"박철수 감독님만 믿었죠.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베드신이 더 많았는데 줄어든 거예요. 사회생활을 하다가 2006년도 22살 무렵에 늦게 대학교(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에 들어갔어요. 당시 입시 선생님으로 안지혜 언니를 만났는데, 언니가 '박철수 감독이면 두 말 않고 하라'고 조언해 믿고 들어갔어요. 제가 먼저 촬영을 끝내서 언니 촬영장까지 가서 구경했어요."

왼쪽부터 오인혜, 이진주, 안지혜. 사진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왼쪽부터 오인혜, 이진주, 안지혜. 사진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꿈을 이룬 여배우 이진주·오인혜·안지혜

그래도 오인혜는 '노출 여배우'로 이미지가 굳는 게 조심스러운 눈치였다.

"아무래도 당당함을 높이 사서 그런지, BIFF 이후 노출이 많은 작품 출연 제의가 많이 들어와요. 이미지가 고정되는 건 피하려고요. 차기작은 이장호·이두용·정지영·박철수·변장호 감독이 함께한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이에요. 의사 역할입니다. 곧 촬영에 들어갈 작품은 '생생활활'로 기자 역입니다. 예능프로그램 출연 제의도 들어오지만, 영화에만 전념하고 싶어요."(오인혜)

이진주는 차기작에 대해"한일합작 영화 제의가 왔는데, 연말에 일본에 가서 열심히 촬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도쿄택시의 일본 버전이랄까. 해치택시를 타고 일본으로 가는 얘기예요. 코믹 로드 무비랄까. 장님도 거부하는 못난이 창녀 역할입니다. 청년 남자 주인공은 젊은 아이돌 한류스타고, 할아버지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일본 배우가 고려 중이죠." (이진주)

안지혜는 "아직 정해진 역할은 없지만, 이자벨 위페르 같은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배우'로서 이제 막 이름을 알린 세 여배우의 다음 모습이 기대된다.

글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영상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사진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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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오인혜, “‘노출 여배우’로 이미지가 굳는 게 조심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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