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연평도 軍통제구역 설정… 백령도 주민도 피란길

동아일보 입력 2010-11-30 03:00수정 2010-11-3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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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포격 도발 후 6일이 지난 29일 백령도 용기포항에 인천행 여객선이 도착하자 인천으로 나가려는 백령도 주민들이 줄을 서서 배에 오르고 있다. 백령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인천 옹진군은 북한군의 포격을 받은 연평도를 해병대 연평부대의 통제구역 설정 요청에 따라 29일 낮 12시를 기해 통합방위법에 근거한 통제구역으로 설정했다고 옹진군이 밝혔다. 연평도에 해당 군부대 지휘관이 관할하는 통제구역이 설정돼 준계엄과 비슷한 상태에 놓이게 된 것으로 통합방위법에 따른 통제구역 설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연평부대 인근 도로 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기자 출입통제도 강화했다. 이는 북한의 추가 도발 위험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군의 대응태세 등에 대한 언론의 비판 기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지나친 언론통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 이틀째인 29일에도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연평도는 통제구역 설정으로 취재진의 접근과 주민 차량이 통제된 데 이어 경찰과 해경이 섬을 드나드는 승객의 짐을 금속탐지기로 정밀 검색하는 등 검문검색을 강화해 ‘전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 이날 섬으로 들어온 주민 10명은 “집이 무사한지 확인하기 위해 들렀다”며 “다시 나가려면 서둘러야 한다”면서 황급히 마을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남형 씨(57)는 “보건의로 일하는 아들이 사고라도 당할까 봐 마음을 졸였다”며 부인과 함께 아들을 붙잡고 울었다. 전날 연평도에 들어왔던 동물사랑실천협회는 부상당한 유기견 5마리를 구출해 인천으로 떠났다. 박소연 협회 회장은 “개들은 치료 후 주인이 원한다면 다시 돌려보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연평면사무소 측은 이날 방송을 통해 “군부대가 30일 오전 10시부터 사격훈련을 실시함에 따라 훈련 30분 전까지 대피소로 대피하라”고 알려 주민들 사이에 잠시 긴장감이 돌았다. 30일 사격훈련이 북한의 도발이 있었던 23일 훈련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하지만 합참은 이날 “30일 연평도 사격훈련은 하지 않는다”며 “현지 부대에서 사격훈련 일정을 잘못 이해하고 방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인해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날 백령도 용기포항 부두에는 170여 명의 백령도 주민이 인천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풍랑 등으로 25일 이후 뱃길이 끊겼다가 나흘 만인 이날 여객선 운항이 재개된 때문이다. 항구에서 먼저 인천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주민들과 이날 인천으로 떠나는 주민들이 뒤섞이면서 “피란 가는 거냐” “피란 잘 갔다 오셨냐”며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눴다. 줄을 서 있던 정대용 씨(61)는 “군부대에서 신축 막사 짓는 일을 하고 있는데, 한미 연합훈련으로 북한군 추가 도발이 우려돼 일단 섬을 빠져나갔다가 상황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백령면사무소와 여객선사 등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 이후 이날까지 백령도에 주민등록을 한 주민 5000여 명 중 13%가량인 641명이 섬을 떠났다. 며칠 전까지 바다를 가득 메우고 있던 중국 어선들도 종적을 감췄다. 주민들은 “백령도와 북한의 장산곶 사이 바다에 3일 전까지도 100∼150척이 조업을 하고 있었지만 28일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되면서 모두 사라졌다”고 했다.

백령도 주민들은 천안함 사건이 잊혀 갈 때쯤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객실 42개가 있는 아일랜드캐슬 호텔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30%를 밑돌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백령도 김정석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56)도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군인들의 외출, 외박이 모두 금지돼 백령도 진촌리 일대 여관과 식당이 고사 직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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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연평도=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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