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당은 MB 발목잡기 말고 受權비전 있는가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03:00수정 2010-09-0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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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란은 정권 재창출을 다짐하는 한나라당에 과연 국민에게 희망을 줄 비전을 갖고 있는지 따졌다. 오늘은 민주당에 대해 과연 어떤 비전을 제시해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는 것인지 묻고자 한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어제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명박식 4대강 사업을 철저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4대강 공사의 시기와 예산, 보와 준설 규모를 역대 정부의 용수 치수(治水)사업으로 축소할 것을 요구한 뒤 “이런 것이 이뤄질 때 국회에서 법정기일 내에 예산이 통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요구대로 4대강 사업을 대폭 축소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예산을 통과시켜 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4대강 사업은 근본적으로 죽어가는 강을 살리고, 홍수를 예방하기 위한 치수 프로젝트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더 큰 규모의 치수 사업계획을 세운 적도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12월 수해방지종합대책으로 총 24조 원,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4월 수해방지대책으로 총 42조8000억 원, 2007년 7월 신국가방재시스템으로 총 87조4000억 원의 사업계획이 수립됐다. 물 부족과 해마다 발생하는 홍수 피해 복구비로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을 고려할 때 22조 원이 들어가는 4대강 사업의 발목을 잡을 일만은 아니다.

일부 야권 시도지사들은 당선 직후 4대강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다가 주민 여론과 지역 사정을 파악한 뒤 태도를 바꾸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우리나라의 토목공학 수준을 무시하는 ‘삽질 토건 국가’라는 말로 4대강을 지속가능한 수자원으로 만드는 사업을 깎아내리고 있다. 예산 규모가 줄어들고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결국 장기적으로 4대강 사업에 들어갈 돈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4대강 사업에 왜 이렇게 두려움을 느끼는지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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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80억 원을 횡령한 학원비리 혐의로 체포동의안이 제출돼 있는 당 소속 강성종 의원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요구하며 동의안 처리에 반발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총리와 장관 후보자에게 요구하던 높은 도덕적 수준이 민주당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6·2지방선거 승리와 인사청문회를 통한 일부 각료 후보자의 낙마에 너무 도취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민주당은 정치적 발목잡기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낡은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가는 집권 기회를 다시 놓칠 수도 있다. 집권 경험이 있는 정당으로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비전을 제시해 수권(受權)정당 대안정당의 면모를 보일 때 정권교체도 가능하고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도 깊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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