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은 ‘신발’을 부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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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에 ‘신발투척’ 이라크 기자, 이번엔 ‘신발공격’ 받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신발에는 신발?’

지난해 12월 이라크를 방문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기자회견 도중 신발을 벗어 던져 유명해진 이라크의 방송기자 문타다르 알 자이디 씨가 거꾸로 ‘신발 공격’의 대상이 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1일 프랑스 파리 외신기자센터에서 자신이 주관하고 있는 ‘이라크의 미 점령 희생자’ 캠페인 홍보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신발이 날아온 것. 자이디 씨는 1년 전 부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신발을 피할 때처럼 고개를 왼쪽으로 숙여 피했다. 신발은 자이디 씨 뒤 가림벽을 맞고 바닥에 떨어졌다.

신발을 던진 남성은 ‘하야트’라는 이름의 망명한 이라크 언론인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이 남성은 자이디 씨를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지면서 “여기 너를 위한 또 다른 신발이 있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의 이라크전쟁을 옹호하며 “(자이디 씨가) 이라크 독재자를 옹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한쪽 신발만 신은 채 웃음을 머금고 사람들에 끌려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던 그에게 자이디 씨 동생 마이탄 씨가 신발을 던졌다.

자이디 씨는 소동이 진정된 뒤 “그 사람(이라크 언론인)이 내 기술을 훔쳐갔다”고 농담을 던지면서 “나는 이 방법(신발 던지는 것)을 점령자에게 사용했지 동포에게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 회견 도중 신발을 던진 것은) 언론인답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기자들이 지적하자 “내 행동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똑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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