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창업성공, 일곱사장엔 특별한 것이 있다

  • 입력 2009년 10월 13일 0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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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테크노파크, ‘벤처기업 시련과 열정’ 펴내
방열기술로 외길승부 등 생생한 체험담 실려

충남 천안시 충남테크노파크에 입주해 있는 전자통신기기 방열소재 부품 제작회사인 TTM은 요즘 창업 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 5월 국제 발광다이오드(LED) 엑스포에 참가해 제품을 선보인 결과 문의와 주문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TTM 최유진 대표(41)는 “상반기에 올해 매출 목표인 50억 원 규모의 납품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꼭 6년 전인 2003년 11월 최 대표가 충남테크노파크 벤처관 1층 사무실로 처음 출근했을 때는 아예 딴판이었다. 사무실에는 덩그러니 최 대표 혼자였다. 몇 개의 책상과 의자, 약간의 통장 잔액이 전부였다.

고려대 축산학과를 다니다 미국 오하이오대 항공우주공학과에서 유학한 최 대표가 사업가로 변신한 것은 1999년 미국에서 얻은 첫 직장인 ‘THERMO 네슬렙’ 덕분이다. 반도체 장비나 의료기기의 냉각장치를 개발하는 이 회사에서 그는 최신 장비 개발기술뿐 아니라 경영 노하우도 익힐 수 있었다.

2001년 11월 귀국하자마자 전자통신기기 방열소재의 사업화를 위해 여러 회사에 타진했다. “모든 전기전자 제품과 통신장비에 꼭 필요한 것이 방열 시스템이며, 제품이 소형화, 슬림화되는 추세여서 더욱 기술적인 방열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지만 귀를 기울이는 업체는 없었다.

스스로 사업을 하기로 결심하고 충남테크노파크에 입주한 최 대표는 우선 엔지니어링 컨설팅에 주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회사에 핵심기술이 없다 보니 사업은 주변만 맴돌았다.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전전하던 그는 한 국제전시회에서 힌트를 얻어 새로운 방열소재인 ‘NANOTIM PCM’(테이프 형태의 열 계면제)를 개발했다. 바로 뒤이어 방열 부품인 히트파이프를 발전시킨 ‘MTRAN’(제품에서 발생된 열을 이송 방출시키는 방열부품)을 추가로 개발했다. 이어 2007년에는 세계적인 조명회사인 오스람의 파트너가 되고 2008년 정부가 LED를 국가 녹색성장 사업으로 지정하면서 제품들이 날개를 단 듯 팔려 나갔다.

최 대표가 이처럼 어렵게 기업을 일으킨 이야기는 충남테크노파크가 최근 펴낸 ‘일곱 사장 이야기-벤처기업 7인의 시련과 열정에 관한 보고서’에 실려 있다. 이 책에는 창업 7년 만에 코스닥에 입성한 에버테크노 정백운 대표와 화장품 회사로 성장을 일군 콧데 장동일 대표, 기술력으로 올해 매출 200억 원을 기록한 디바이스이엔지 최봉진 대표, IT대기업 1차 거래업체로 급부상한 비원테크 김억기 대표, IT 장비업계의 성공사례로 떠오른 드리미 최애희 대표, 예술가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투모로우 한정석 대표 등의 창업 체험기가 실려 있다.

충남테크노파크 김학민 원장은 “이 책은 경영일선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창업자나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로 가득하다”면서 “경영자들에게 지침서로 활용돼 용기와 비전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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