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으로 쓴 ‘DJ 옥중서신’ 원본 첫 공개

  • 입력 2009년 10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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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공개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공개 옥중 서신. 연합뉴스
8일 공개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공개 옥중 서신. 연합뉴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관장 김성재)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구속 수감됐을 때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쓴 옥중서신 44통과 이 여사가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낸 미공개 편지 709통의 원본을 8일 처음 공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경남 진주교도소에서 건강 악화로 서울대병원 ‘감옥병동’으로 옮겨진 뒤 당국의 감시를 피해 과자나 빵 포장지에 못으로 눌러 편지를 써서 이를 이 여사에게 은밀히 전달했다.

이날 공개된 1978년 9월 12일 편지에는 ‘대통령(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이번에 내는 서신은 비공개로 하시오…부득이 대통령께 호소한다는 것, 지금의 병원 수감은 불법이며 국고 낭비라는 것 등 자세히 써서 그 선처를 바라는 요지면 될 것이오’라고 적혀 있어 당시 이 여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에게 석방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날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남편과 주고받은 편지들을 살펴보던 이 여사는 “(남편은) 볼펜이 없어서 못으로 썼다. (못으로 쓴 편지는) 당시 둘째 아들 홍업이가 집에서 읽어줬다”고 말했다. 도서관 측은 이번에 공개한 편지를 11월 8일까지 도서관 로비에 전시한다. 이 편지들의 내용은 지난달 발간된 ‘옥중서신 1, 2’ 증보판에 담겨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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