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이렇게 뚫었죠]한국석유공사 입사 신혜란 씨

  • 입력 2009년 4월 2일 02시 57분


대학 3학년 때부터 ‘일편단심 석유공사’

연구기관-저축은행 거쳐 결국 해냈어요

《지난해 한국석유공사의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의 최종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신혜란 씨(28·탐사사업2처 국내팀 근무). 그는 ‘신의 직장’이라고도 불리는 공사 입사의 비결에 대해 ‘그 분야 전문가가 되라’고 조언했다. 신 씨는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석유공사를 목표 회사로 정했다”며 “그 이후 석유 분야의 전공 서적을 읽고 스터디 그룹을 운영했으며 졸업 후 이력도 그 분야에 맞췄다”고 말했다.》

‘전공 공부가 더 중요하다’ 판단

해외 어학연수 대신 도서관行

자원아카데미서 전문지식 학습

상반기 낙방 딛고 재도전 성공했죠

○ “수험생처럼 공부했어요”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를 졸업한 신 씨는 대학 시절 친구들이 해외 어학연수를 떠날 때 도서관으로 향했다. 석유공사 입사를 위해선 전공 분야 공부가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진로 결정에는 석유공사에 입사한 선배의 조언이 큰 역할을 했다. 그 선배는 “석유공사에선 제대로 전문가로 클 수 있고 자기계발 기회가 많으며 국제적으로도 활동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신 씨는 “귀가 번쩍 뜨였다”고 말했다.

신 씨는 취업 목표를 석유공사에 고정시키고 우선 스터디 그룹을 꾸렸다. 공사 특징상 필기시험이 있고, 이 관문에서 대부분의 응시생이 불합격했다. 그는 에너지 분야 기본서적부터 각종 자격증을 위한 문제집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시험 범위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석유 탐사, 개발 등 전 분야에 걸쳐 자료를 수집했다. 스터디 팀원들끼리 시험문제를 만들고 풀면서 실전 감각도 익혔다. 신 씨는 “고3 수험생이 따로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1∼6월) 첫 석유공사 시험에서 낙방했다. 필기시험에 합격했지만 면접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아무래도 영어회화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았다. 토익 성적은 915점이었지만 회화는 자신이 없었다. 그는 곧바로 취업 재수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면접에 무게 중심을 뒀다. 최대한 예상 질문을 많이 뽑아 영어 면접을 준비했고,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위해 학교 선후배들과 실전처럼 연습을 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험에서 신 씨는 결국 최종 합격증을 받았다.

○ 단점을 장점으로

신 씨는 2006년 2월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다양한 길을 돌아 석유공사에 입사한 ‘늦깎이’ 신입사원이다. 졸업 당시 석유공사는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신 씨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서 인턴생활을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저축은행에 입사해 근무했다. 은행 업무가 석유공사와 너무 거리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약 4개월간 서울대 자원개발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았다. 2007년 7월부터 5개월 정도는 아예 도시가스 공급 기업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다양한 이력은 ‘잦은 이직’ 그리고 ‘불성실함’으로 연결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신 씨는 고민 끝에 단점을 장점으로 강조하기로 했다. 여러 길을 거쳐 왔지만 석유공사 입사의 목표를 잊은 적이 없으며 이직을 통해 조금씩 석유공사와 가까워졌다는 것. 그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최대한 주장했다.

“기술자는 자기 분야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안 됩니다. 사업 자체가 리스크도 많고 외부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자기 신념이 뚜렷하고 열정과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대학 3학년 때부터 석유공사만을 바라보고 준비해 왔습니다.”

최종 면접에서 자신의 신념을 이같이 밝혔을 때 면접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 씨가 합격을 예감한 순간이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 인사 담당자가 말하는 합격 요인

―석유공사 입사를 일찍이 명확한 목표로 세우고 입사에 필요한 조건들을 맞춤형으로 준비한 점이 주요 합격 비결임.

―석유공사 실무에 대한 기초 지식이 풍부해 실무에 바로 뛰어들어도 큰 손색이 없을 것이란 평가를 받음. 특히 서울대에서 운영하는 자원개발 분야 교육과정인 ‘자원개발아카데미’를 이수한 점이 주목을 받음.

―실무 회화능력이 우수해 글로벌 국영석유기업의 미래 인재로서 적합했음. 무역영어 1급 자격증을 미리 마련해 준비성을 보여줌.

―자기소개서에 학생 시절 다양한 봉사활동 경험을 소개해 공사의 핵심가치인 ‘도전적 가치’ ‘전문가 정신’ ‘배려’ ‘공헌’ 등을 갖췄다는 인상을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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