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Week]美주택매매 지표 발표 글로벌 파급효과 클 듯

  • 입력 2009년 3월 23일 02시 56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향후 6개월에 걸쳐 3000억 달러의 장기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국채를 매입하고, 시중에 대규모 돈을 풀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일본의 사례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일본은 2000년대 들어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지만 상당 기간 고생했다. 경기침체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고 물가가 떨어지면서 실질부채 부담이 증가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서는 바람에 과감한 구조조정을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미국도 마찬가지 상황에 직면해 있다. 관건은 금융 자동차 건설업종 등에 대한 구조조정 성공 여부에 있다. 돈을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의 시장은 반등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과 건설업종 강세로 시장에선 유동성 장세를 기대하는 것 같다. 주가가 바닥권에서 본격적으로 회복할 때는 가격이 수요를 창출하는 가격논리가 작용하는데, 이때 시장에서 주목받는 업종이 금융과 건설업종이다.

그러나 꼼꼼히 살펴보면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추세 반전’의 출발점에서 시작하는 유동성 장세는 약세장의 ‘기술적 반등’과 다른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우선 시장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해야 하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어야 한다. 여기까지는 조건을 충족했다.

다른 조건으론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심리가 완화돼야 하고 ‘스마트 머니’, 즉 위험을 감수하며 큰 수익을 노리는 현명한 자금이 시장에 유입돼야 한다. 또 경기가 좋아지지는 않더라도 지금보다 나빠지기는 힘들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아직까지 이 조건들은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신용경색은 많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은 고금리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주식시장으로 스마트 머니가 유입됐다는 흔적을 찾기 어렵다.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주에는 미국에서 발표되는 주택매매와 내구재 주문, 개인소득과 소비동향 지표를 점검해야 한다.

기존주택과 신규주택 매매 지표가 발표되는데, 2월 주택착공 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웃돌며 크게 개선됐기 때문에 주택매매의 바닥 탈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수준을 보여주는 내구재 주문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2월에도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국내에선 3월 소비자동향조사(CSI)가 발표된다. 지난해 말을 저점으로 2개월 연속 소비심리가 개선됐지만 체감경기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소비심리 회복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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