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종수]서울 전통음식, 이야기로 ‘양념’ 해보자

  • 입력 2008년 8월 15일 02시 56분


외국관광객 중에서 서울을 찾는 비율은 1999년 81%, 2001년 82%, 2004년 81%이다. 대부분 서울 고궁, 인사동 및 남산골을 중심으로 관광을 하므로 지역별 특성화 전략이 요구된다. 급속한 세계화 속에서 지역의 독특성과 차별성은 중요한 매력 포인트인데 지역특화 음식 상품이 그중 대표적이다.

서울의 전통(향토)음식으로는 흰밥 굴밥 비빔밥 흰죽 깨죽 비빔국수 장국밥 떡국 꿩만두 설렁탕 육개장 약식 육포가 있다. 외국인은 한국 음식에서 김치 비빔밥 불고기 갈비구이 잡채를 특히 좋아한다.

중국인은 오리고기 꼬치 불고기, 일본인은 춘천막국수 나물김밥 나물비빔밥 배추김치, 동남아인은 두부전골 삼계탕을 선호한다. 미주인은 두부전골 삼계탕 신선로, 유럽인은 신선로 오리구이 닭구이, 중동인은 산채비빔밥 신선로를 많이 찾는다.

21세기는 이야기(story)가 자원인 시대이다.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디즈니는 구석기시대의 원시인부터 안데르센의 동화를 거쳐 인디언 소녀의 삶에 이르는 수없이 다양한 이야기를 수천 가지 상품으로 만들어 팔아 막대한 이윤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서울 음식에 스며 있는 역사적 문화적 소재를 문화콘텐츠로 적극 개발할 필요성이 높다.

세종임금의 선농탕 고사를 생각해 보자. 오늘날의 설렁탕은 선농단(先農壇) 제사에서 비롯됐다. 세종이 농사의 신인 신농에게 소와 돼지를 통째로 드려 제사하고, 소를 통째로 삶아 국을 만들고, 곡식을 넣어 참석자와 함께 즐겼다. 이 선농단이 선농탕이 되고, 설롱탕에서 변화해 설렁탕이 됐다. 성군과 신하, 백성이 즐긴 음식이다. 인사동과 청진동의 조선 해장국과 너비아니, 남산골 선비의 딸깍발이 주(酒)도 마찬가지다.

전통 먹을거리와 세시음식을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면 어떨까. 삼계탕 순두부 설렁탕 꼬리곰탕 국수전골 육개장 국밥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를 고궁 인사동 남산골과 연계해 외국관광객에게 보는 관광뿐 아니라 먹을거리와 이야기를 함께 즐기는 관광으로 유도했으면 좋겠다.

이종수 한국정책학회 국정과제개발평가단 연구위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