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철없는 주부

연하남과 관계 유지하려 12살 어리게 주민증 위조

30대 후반의 주부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섯 살 아래의 남자친구를 속이려고 위조된 주민등록증 등을 구입했다 경찰에 붙잡혔다.

2일 공문서 위조 혐의로 전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의해 불구속 입건된 주부 A(37) 씨는 지난해 4월 인터넷 게임 사이트에서 채팅을 하다 여섯 살 아래의 B(31) 씨를 알게 됐다.

A 씨는 B 씨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면서 B 씨에게 점차 호감을 갖게 됐고 정식 교제가 시작됐다.

교제를 한 지 1년 가까이 된 올 3월 B 씨가 나이를 의심하고 꼬치꼬치 캐묻자 불안해진 A 씨는 B 씨를 안심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섰다.

3월 22일경 인터넷에서 ‘공문서를 위조해 준다’는 광고를 본 A 씨는 중국인 위조업자에게 실제보다 열두 살 어린 1983년생으로 증명서들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300만 원을 주고 위조된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영양사 면허증 등을 구입했다.

그러나 A 씨는 이들 증명서를 B 씨에게 보여주기도 전에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덜미를 잡혔고 조사 결과 1남 1녀를 둔 평범한 주부로 밝혀졌다.

A 씨는 경찰에서 “사건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겠다”며 울먹였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