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응씨배 국가대표 선발전…벼랑 끝 결투

  • 입력 2008년 4월 29일 02시 58분


두 기사가 벼랑 끝에서 외줄을 타며 겨루고 있다. 한발만 물러나면 그대로 떨어진다. 어떻게든 상대를 밀어뜨려야 한다. 예를 들어 백 196으로 참고도 백 1로 이으면 간단하게 정리된다. 하지만 흑은 8까지 상변 흑 집을 지키고 하변 흑을 여유 있게 살리면 최후의 승자는 흑이 된다. 흑 195로 강하게 반발한 의도를 통한 것. 따라서 백 196으로 버틴 것은 불가피하다.

백 198부터 패싸움이 시작됐다. 이제부턴 팻감 전쟁이다. 어떻게든 한 팻감이라도 더 만들어 상대를 굴복시켜야 한다.

백 214는 손해 패지만 지금은 그런 잔돈을 신경 쓸 여가가 없다.

흑 225 시점에서 백은 팻감이 떨어졌다. 목진석 9단은 눈을 딱 감고 백 226으로 상대의 심장으로 칼 끝을 겨눈다. 혼신의 힘을 다한 일합이다. 백 226의 공격은 힘이 딸리는 듯하지만 최후의 순간까지 방심할 수 없다. 하변에서 중앙까지 이어진 거대한 흑 대마와 좌상귀, 상변 패싸움이 한데 어우러진 마지막 아마겟돈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201·207·213·219·225…○, 204·210·216·222…198.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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