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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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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쉽게 변질되거나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등도 가급적 취급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빙과 사탕 등을 고열량 저영양 식품으로 보고 판매금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렇게 건강저해식품의 판매를 금지해 나가는 것만으로 어린이 건강이 보호되기는 어렵다. 이미 판매금지 식품이 교문 밖에서는 불티나게 팔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품목별 규제보다는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품목을 금지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2005년 한국소비자원이 유제품 30종에 대해 당분 함량을 조사한 결과 과즙 함유 우유의 평균 당분 함량은 100mL당 10.1g으로 탄산음료인 사이다 수준이었다. 우유나 주스는 건강에 좋고, 탄산음료는 좋지 않다는 이분법은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학교매점프로그램(School Tuckshop Pro-gramme)에서는 △100mL당 8g 이상의 당분을 포함한 음료의 판매금지 △튀김 판매는 주 1회만 △매일 2종류 이상의 과일 판매 △소스는 요청이 없는 한 뿌리지 말 것 등을 정하고 있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나가는 정책이 바람직하다.
둘째, 어린이 건강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어린이 스스로가 기호식품의 유통기한, 영양성분, 위생관리에 관한 사항 등을 정확히 읽어내고 식품을 선택할 수 있게 건강정보활용능력(Health Literacy)을 길러줘야 한다. 영양 불균형, 불규칙한 식사, 비만 및 생활습관병의 증가, 무분별한 다이어트, 식품의 안전성 문제를 포괄하는 식생활 교육을 통해 스스로 건강을 유지, 증진하고 건강한 환경 조성에도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셋째, 학교급식 및 어린이 기호식품에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식품의 원재료 생산, 제조, 가공, 보존, 유통단계에서 위생관리상 주요 공정을 중점 관리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원재료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함으로써 신선한 식품의 공급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넷째, 어린이 기호식품을 공급하는 기업이 건강한 식품을 개발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미국의 대기업인 월트 디즈니는 식당의 어린이 메뉴를 재검토하고, 비만 예방을 위해 지방과 당분 함량을 제한하는 기준을 도입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빵 대신 쌀로 만든 라이스버거가 판매되는 등 패스트푸드를 건강식품으로 대체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을 배제하는 정책이 아니라,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학교를 포함한 지역사회 전체가 그린푸드존이 돼야 한다.
임희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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