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CEO레터]하나UBS자산운용 노이버 사장

  • 입력 2007년 12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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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증시 투자 해법은 넓게… 길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세계 여러 지역에 장기 분산투자를 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합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안드레아스 노이버(사진) 사장은 ‘최근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증시에서 적절한 투자 방법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상관관계가 떨어지는 지역이나 자산에 투자하면 한쪽이 무너져도 다른 쪽에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UBS가 오랫동안 글로벌 증시에서 수많은 등락을 겪어본 경험이 리스크 관리에 강점을 보이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노이버 사장은 UBS가 25년 동안 해외에서 운용해 온 ‘글로벌 포트폴리오 자산배분 펀드’가 2년만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고 전 기간 연평균 13%의 수익률을 올린 것을 리스크 관리의 사례로 꼽았다. 이 펀드는 최근 큰 인기를 모은 ‘인사이트 펀드’처럼 전 세계 주식, 채권 등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로 국내에서도 지난달 26일 선보였다.

○ 고수익 펀드 위주로 상품 다양화

그는 앞으로의 투자전략에 대해 고수익 펀드를 중심으로 상품을 다양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거 대한투자신탁운용 시절에는 수익률이 낮은 채권형 펀드 위주로 상품을 구성해 대표펀드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딱히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수익률이 높은 주식형과 대체투자(AI) 상품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올해 7월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가 하나대투증권으로부터 대한투신운용 지분의 51%를 인수해 출범했다.

노이버 사장은 “현재 채권형 펀드 비중이 70%에 이르지만 앞으로 3년여에 걸쳐 채권형 50%, 주식형 35%, 대체투자 15%로 상품 비중을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투자 상품 중에서는 특히 헤지펀드에 대해 관심이 컸다.

그는 “UBS는 펀드오브헤지펀드(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자산규모(550억 달러)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 정부가 헤지펀드 규제를 풀면 관련 상품을 한국에 들여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구 고령화에 따라 시장 규모가 커질 퇴직연금 분야에도 적극 진출할 뜻을 내비쳤다.

○ “업계 스스로 ‘자투리 펀드’ 줄여야”

국내 펀드 시장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른바 ‘자투리 펀드(소액 펀드)’가 너무 많은 것을 지적했다.

노이버 사장은 “‘자투리 펀드’가 많으면 고객은 좋은 펀드를 고르는 데 애를 먹고, 운용사는 역량이 분산돼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증권업계 스스로 펀드 규모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투자자들에 대한 조언으로는 ‘핵심-위성(core-satellite) 전략’을 들었다.

채권 등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을 핵심 자산으로, 이머징 펀드 등 고위험 고수익 자산을 위성 자산으로 놓고 시간이 흐를수록 위성 자산보다 핵심 자산 비중을 높여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나이가 들면 위험자산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줄기 때문에 핵심 자산의 투자 비중을 점차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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