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보이스 피싱 막아주겠다”며 전화사기

  • 입력 2007년 6월 2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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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피싱(전화사기)이 극성을 부리자 범죄 피해를 예방해 주겠다며 접근해 오히려 1억5000여만 원의 돈을 빼낸 대만인 전화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6월 중순 정모(50) 씨는 “당신 통장의 돈이 위험하다. 요즘 전화사기가 기승을 부리니 예방해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요즘 급증한 전화사기의 피해자가 될 것을 걱정한 정 씨는 당장 가까운 현금인출기로 달려갔다.

그는 “전화사기를 예방하는 보안장치를 설치해야 돈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보안장치의 번호를 누르라”는 설명에 따라 상대가 알려준 번호를 눌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번호는 전화사기단의 대포통장(계좌 개설자와 실제 사용자가 다른 통장) 계좌번호였다. 정 씨는 엉겁결에 1000만 원을 송금해 버렸다.

이들은 이처럼 대만에서 한국인들에게 무작위로 국제전화를 돌려 6월 초부터 총 11차례에 걸쳐 1억5000여만 원의 돈을 빼돌렸다. 대포통장으로 들어간 돈은 한국에 입국한 대만인 하부 조직원들이 인출해 대만으로 보냈다.

경찰은 국내에서 활동한 7명의 대만인 조직원 중 오모(40) 씨 등 4명에 대해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남은 조직원을 추적 중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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