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 정모(50) 씨는 “당신 통장의 돈이 위험하다. 요즘 전화사기가 기승을 부리니 예방해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요즘 급증한 전화사기의 피해자가 될 것을 걱정한 정 씨는 당장 가까운 현금인출기로 달려갔다.
그는 “전화사기를 예방하는 보안장치를 설치해야 돈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보안장치의 번호를 누르라”는 설명에 따라 상대가 알려준 번호를 눌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번호는 전화사기단의 대포통장(계좌 개설자와 실제 사용자가 다른 통장) 계좌번호였다. 정 씨는 엉겁결에 1000만 원을 송금해 버렸다.
이들은 이처럼 대만에서 한국인들에게 무작위로 국제전화를 돌려 6월 초부터 총 11차례에 걸쳐 1억5000여만 원의 돈을 빼돌렸다. 대포통장으로 들어간 돈은 한국에 입국한 대만인 하부 조직원들이 인출해 대만으로 보냈다.
경찰은 국내에서 활동한 7명의 대만인 조직원 중 오모(40) 씨 등 4명에 대해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남은 조직원을 추적 중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