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너무 점잖았다

  • 입력 2007년 3월 2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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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의 충돌이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일으켰다. 상변에서 흑은 백의 허리를 관통하며 ○ 석 점을 잡았다. 대신 공은 백에 넘어갔다. 다음 한 수는 볼 것도 없이 흑 ○의 준동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옭아매느냐. 김승준 9단이 참고1도를 그려 보인다. A의 약점을 보며 백 1 이하 5로 두는 게 적극적이라고 말한다.

국수의 선택은 백 52였다. 점잖다. 하지만 흑 53, 55를 역으로 당하니 참고1도와 견주어 확연한 차이가 났다. 흑 59로 한 점을 따내는 수가 끝내기를 겸해 백대마를 위협하는 엄청난 곳으로 떠오른 반면 지금 백 ‘가’는 한가하다. 우하귀 백 56이 급하기 때문이다.

미생마를 안고 가는 건 종양을 안고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언제 악성으로 변할지 모른다. 백이 참고2도처럼 둘 수 없는 것도 미생마를 안고 있는 까닭이다. 흑 6이 축머리이자 백대마에 칼날을 들이대는 비수여서 곤란하다.

실전에서는 흑 61로 공세가 시작됐다. 전형적인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전법이다. 흑도 꽤 두텁다. 국수가 밀리는 형국이다. 도전자의 별명이 ‘윤펀치’다. 조심해야 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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