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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4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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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모래 바람, 즉 ‘풍사(風沙·황사)’ 문제가 정책 과제로 떠오른 것은 1979년 3월 2일자 광밍(光明)일보에 ‘풍사가 베이징을 압박하고 있다(風沙緊逼北京城)’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되면서부터다. 다른 매체들도 잇달아 ‘적병이 성 밑에 도달해 있다’는 등의 제목으로 보도하였다. 역사적으로 가장 두려워해 온 북방 유목민족의 침입에 비유할 정도로 황사와 함께 오는 토지 사막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황사는 대부분 서북부 사막 지역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85년 중국사회과학원 란저우(蘭州)사막연구소는 조사 결과 베이징에 떨어지는 황사는 주로 베이징 시계(市界) 내에서 생긴다고 밝혔다. 이곳 황사는 사막에서 발생해 모래 폭풍에 의해 공중으로 떠오른 뒤 이동해 오는 모래보다 비중이 크다는 것. 베이징 시계 내 모래 먼지의 원천으로는 시내 건설공사 과정에서 드러난 지하 모래층, 물이 마른 하천으로 변한 하이허(海河) 강의 지류인 융딩(永定) 강의 바닥 모래, 교외 황무지와 수확을 끝낸 후 방치되는 경작지 등이 꼽혔다.
이후 베이징 시는 대대적으로 시내와 교외에 나무를 심고 민둥산 녹화사업도 벌였다. 2008년에 있을 올림픽도 ‘환경 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도시 녹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베이징 시 도시 녹화 수준이 크게 향상돼 베이징 시계 내에서 황사를 일으키는 요인은 상당히 줄었다.
이 같은 시계 내 요인 외에 외부 요인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은 1999년에 발표된 ‘서부대개발’ 정책이며 중점 사업은 ‘농경지 환원사업’이다. 즉, 이제까지 임야와 초원을 개간하여 만든 농경지를 다시 임야나 초원으로 되돌리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약진운동 당시 식량 증산을 독려하면서 “황산(黃山)의 정상에 밭을 만들고, 둥팅(洞庭) 호 가운데에 논을 만들자”라는 구호를 내걸고 열정적으로 노력 동원하던 모습과 극적으로 대조되는 대목이다. 자연의 수용 용량과 인내에도 한계가 있고, 자연의 복수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뒤늦게 깨달은 셈이다.
아무튼 이제는 생태 환경을 보호하는 정도를 넘어서 ‘건설’한다는 적극적 개념의 정책이 실시되고 있다. 이처럼 공을 들인 결과 지난해 6월에 중국 국가임업국은 전국 사막화 토지의 총면적이 감소세로 돌아서 사막화가 초보 억제 단계에 들어섰다고 발표하였다. 매년 봄 황사 피해를 보는 우리에게도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황사 발원지인 황허 강 상류는 송(宋)대까지만 해도 원시 삼림이 우거진 광활하고 푸른 초원으로 이루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실크로드 입구였던 상류 지역의 허시쩌우랑(河西走廊)을 포함하는 서북부 황토고원지대는 물론이고 베이징 북부 교외지역으로만 나가 보아도 황토색 민둥산 경사지에 듬성듬성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를 심고는 살려내려고 애쓰는 처절한 모습이 애처롭게 보인다.
울창했던 원시 삼림과 광대한 초원 및 습지를 파괴해 온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셈이다.
박인성 중국 저장대 교수 토지관리학과 ispark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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