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李해찬 총리와 ‘브로커’ 어떤 관계인가

  • 입력 2005년 12월 29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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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무총리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거물 브로커’ 윤상림 씨와 최근까지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져 두 사람의 관계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일요신문이 보도했다. 이 총리는 윤 씨가 지난달 검찰에 구속되기 직전에도 함께 골프를 쳤다는 것이다. 윤 씨가 “총리 공관을 내 집처럼 드나든다”고 말하고 다녔다는 증언도 있다.

총리실 측은 이 총리가 국회의원 시절에는 골프 모임에서 몇 차례 윤 씨를 만났고 후원금도 받았지만 작년 6월 총리가 된 뒤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강진 총리공보수석비서관은 “윤 씨가 총리 이름을 팔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검찰에 연락해 그런 말을 못하도록 혼내라고 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에 그런 연락을 했다는 시점이 명확하지 않고 내용도 불분명하다.

검찰 수사팀은 그런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어제 밝혔다. 총리 측이 언제, 검찰의 누구에게, 무슨 연락을 했는지 확실하게 밝히지 않으면 윤 씨의 브로커 활동에 이 총리가 ‘배경’이 됐다는 의혹을 지우기 어려울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 윤 씨는 전현직 정치인, 법조인, 경찰 간부, 군 장성 등 수백 명과 친분을 맺고 이를 이용해 사기, 공갈, 알선수재 등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와 관련된 비자금 규모가 200억 원이 넘고, 경조사에 5000만 원을 내놓기도 했다고 한다. ‘인맥 쌓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만하다. 총리실 주장대로 국회의원 시절의 일이라 하더라도 이 총리가 이런 사람과 어울려 골프를 치고 후원금을 받았다면 그 전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이 총리는 대부도 땅 투기 의혹이 불거졌을 때 “난 투기 같은 것은 안 한다”고 되받는 등 자신의 ‘도덕성’을 유난히 강조하며 남을 공격할 때는 엄하기 그지없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 총리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후원금 규모와 직접 면담 여부 등을 털어놓아야 한다. 검찰도 눈치보지 말고 윤 씨와 이 총리를 둘러싼 의문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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