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軍부대가 면회객으로 넘쳐난 週末

  • 입력 2005년 6월 2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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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전국의 군부대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가족 면회객들로 붐볐다. 전방부대의 면회객은 30%가량 늘어난 곳도 많았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자식이 군대에서 잘 지내는지 확인하는 전화도 늘었다고 한다. 최전방 감시소초(GP) 총기난사 사건의 여파임을 짐작할 수 있다. 희생된 장병 8명의 영결식을 보면서 가슴이 떨리지 않은 ‘군인의 부모’가 있었겠는가.

총기난사 사건 말고도 부모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 일들이 그치지 않고 있다. 강원도 모 전경부대에서 있었다는 ‘알몸 진급식’ 사진과 선임병이 후배 병사들의 팬티를 들쳐 보는 해병대 내무반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됐는가 하면, 법무부 산하 경비교도대 내무반에서 한 대원이 동료에게 이단옆차기를 하는 인터넷 동영상까지 떴다. 해당 군부대와 기관에선 “동료들끼리의 장난일 뿐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하지만 부모 입장이 돼보라.

그동안 군은 군기(軍紀)사고가 날 때마다 ‘욕설 금지’ ‘지침에 따른 얼차려’ 등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이런 대책들은 군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사고방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부작용이 더 컸다는 지적을 받았다. 언제까지 젊은 군인들을 이처럼 어정쩡한 상태로 놔둘 것인가. 기강도 세우고, 대부분 독자(獨子)인 신세대 장병들의 특성도 고려하는 보다 종합적인 병영문화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

군 내부의 불합리한 집단주의적, 비민주적 관행부터 뿌리 뽑되 군인으로서의 애국심과 책임감도 고양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병영에서의 하루하루가 즐거워야 하지만, 국방의 간성으로서 책임 완수와 이에 따르는 고통쯤은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정신과 육체를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방 의무의 이행은 당사자에겐 평생 남을 자부심이 되고, 부모에겐 더 성숙해진 자식을 돌려받는 기쁨이 돼야 한다. 그래야 군의 기강도 살고, 사기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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