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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2월 25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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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한국의 정당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한국 정당의 평균 수명은 3년 2개월이고, 가장 오래 존속한 정당은 1963년 2월 26일 창당된 민주공화당으로 17년 6개월 동안 활동했다. 최단명 정당은 20일 만에 문을 닫은 ‘21세기 한독당’.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5.58세로, 일본(81.04세) 독일(78.54세) 미국(77.43세)과 같은 선진국의 평균 수명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정당의 수명에선 한국과 이들 선진국 간에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미국 공화당의 나이는 151세이고 민주당은 177세. 영국의 보수당(173세)과 노동당(99세), 독일 사회민주당(126세)도 그야말로 ‘100년 정당’이다. 일본의 대표적 정당인 자유민주당도 중년인 50세.
반면 한국의 경우 현 17대 국회 의석을 갖고 있는 정당 중 가장 오래된 정당은 자민련으로 사람의 나이로 치면 겨우 열 살에 불과하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열린우리당 창당 1주년 축하 메시지에서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성공한 정당을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도 2000년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하면서 “적어도 100년은 국민과 함께하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100년 정당 꿈’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한국 정당의 평균 수명만 단축시켰을 뿐이다. 민주정의당 후보로 당선된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은 민주자유당을 만들었고, 민자당 후보였던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신한국당을 창당했고, 새정치국민회의로 집권한 DJ는 민주당을 만들었다. 민주당 후보였던 노 대통령은 친노 그룹이 중심이 돼 만든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있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로 시작하는 성경 구절이 연상될 정도로, 한국에서는 정당이 집권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이 정당을 만드는 일이 되풀이됐다.
한국 정당의 ‘생명 연장의 꿈’이 진정으로 실현되는 날은 과연 언제쯤일까.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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