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명품 구단’ 삼성?…FA3명에 올 166억6000만원 투입

  • 입력 2004년 11월 23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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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억6000만원.

삼성이 올해 자유계약선수(FA) 3명을 잡기 위해 쏟아부은 금액이다. 프로야구단의 1년 예산을 뛰어넘는 거액.

4년에 28억원으로 주전 3루수 김한수를 눌러 앉힌 삼성은 23일 현대의 간판 심정수와 최대 60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총액 30억원, 옵션 10억원), 박진만과 최대 39억원(계약금 18억원, 연봉총액 17억원, 옵션 4억원)에 4년계약을 발표했다.

심정수의 조건은 역대 최고이며 평균연봉(7억5000만원) 역시 현대 정민태(7억4000만원)를 뛰어넘었다. 타구단 FA 1명당 전 소속팀에 전년도 연봉의 450%를 줘야 하는 보상금까지 합하면 삼성이 쓰는 돈은 최대 166억6000만원에 이른다.

FA 1, 2순위인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함으로써 삼성의 라인업은 가히 올스타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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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현재까지의 주전 9명 연봉을 따져보면 총 27억500만원(1인당 평균 3억원).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7개구단에서 포지션별 최고 연봉자를 모두 뽑아서 합한 수치(28억5000만원)와 비슷하다.

프로야구단의 최고 ‘명품’을 만들기 위한 삼성의 공격적인 스카우트는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를 연상케 한다. 양키스의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매년 돈을 물 쓰듯 하며 슈퍼스타들을 ‘싹쓸이’해 왔다.

2002년 제이슨 지암비, 2003년 마쓰이 히데키에 이어 올해엔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게리 셰필드까지 영입해 ‘올스타 드림팀’을 구성했다. 올해 선수단 총연봉이 1억8333만달러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1위.

이를 두고 ‘100년 앙숙’인 보스턴은 양키스를 ‘악의 제국(Evil Empire·과거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이 소련을 일컬은 말에서 유래)’으로 칭하며 비난했다. 삼성에 대해서도 비슷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삼성의 김재하 단장은 “‘악의 제국’이란 말이 가장 듣기 싫다. 프로팀은 성적도 내야 하고 인기도 있어야 한다. 우리가 둘을 데려온 것은 그 때문이다. 어떤 조직이든 리더가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의 리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야구위원회 홈페이지(www.koreabaseball.or.kr)엔 삼성의 독주를 우려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경쟁자없는 스포츠는 아무 의미없다”(박규종) “삼성 배구단 생겨나고 배구판 전멸했다. 야구판이 살아나려면 상생을 해야 하는데 삼성은 공멸로 가는 지름길을 택했다”(박태용) “당장 내년부터 프로야구도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을 도입해야 한다”(김운중)는 등 삼성을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프로야구 FA 몸값 순위 (23일)
순위선수기간총액연도
심정수삼성4년60억2005년
정수근롯데6년40.6억2004년
박진만삼성4년39억2005년
진필중LG4년30억2004년
김한수삼성4년28억2005년
마해영기아4년28억2004년
양준혁삼성4년27.2억2002년
박종호삼성4년22억2004년
이상목롯데4년22억2004년
홍현우LG4년22억2001년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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