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닫은 지갑’…씀씀이 줄어 1분기 저축률 換亂후 최고

  • 입력 2004년 6월 11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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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씀씀이를 크게 줄이면서 올해 1·4분기(1∼3월) 기준 총저축률이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저축이 실제 투자로는 연결되지 않아 총투자율은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국민소득 잠정 추계결과’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총저축률은 31.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0%에 비해 3.5%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1·4분기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36.2%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총저축률은 같은 기준으로 1999년 30.8%, 2000년 29.8%, 2001년 29.3%, 2002년 27.4% 등으로 계속 감소했다.

반면 1·4분기 국내 총투자율은 26.4%로 작년 같은 기간 27.9%에 비해 1.5%포인트 하락했다. 총투자율은 2002년 1·4분기 25.0%에서 지난해 상승했다가 올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박진욱(朴鎭旭) 한은 국민소득팀 차장은 “작년 1·4분기 대비 가처분소득이 올해 같은 기간 8.3% 증가했지만 최종 소비지출은 3.0%밖에 늘지 않아 저축률이 높아졌다”면서 “저축이 늘었는데도 투자율이 오히려 낮아진 것은 여유자금이 실제 투자로 제대로 흘러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1·4분기 중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79조201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3%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상승 효과를 제외해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GNI는 153조1469억원으로 4.6% 성장에 그쳤다.

실질 GNI 증가율은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인 5.3%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는 원유를 포함한 국제 원자재가격의 급등으로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올라 교역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1·4분기 중 실질 무역 손실액은 7조7252억원이었다.

또 소비자와 생산자를 포함해 국민경제 전체의 종합물가지수를 보여주는 1·4분기 중 GDP 디플레이터는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다.

▼총저축률과 총투자율▼

개인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의 가처분소득 중에서 소비하고 남은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 총저축률이 높아질수록 경제 전체의 투자여력이 커진다. 총투자율은 건설투자 설비투자 재고증가 등을 합한 국내 투자가 가처분소득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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