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기지 확장 반대” 평택 2500여명 집회

  • 입력 2004년 5월 30일 18시 47분


“미군기지 확장 결사 반대한다. 이라크 파병 철회하라.”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529반전평화문화축제’가 열린 경기 평택시 공설운동장과 팽성읍 캠프 험프리스(K-6) 미군기지 주변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지만 행사는 별다른 충돌이나 불상사 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29일 오후 전국의 반전평화단체 회원과 주민, 대학생, 부안 주민, 외국인 노동자 등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공설운동장 주차장에서 시작된 문화축제는 거북이 마라톤, 평화콘서트, 인권영화 상영 등으로 이어졌다.

거북이 마라톤에서는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가면을 쓰고 행진하다 이를 압수하려는 경찰과 30여분간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가수 정태춘, 박은옥씨 부부와 강산에, 윤도현 밴드 등이 참여한 평화콘서트가 개최되자 한때 행사 참가자는 2500여명까지 늘어났다.

행사장에서는 반전단체 회원들이 ‘부시를 낙선시킵시다. 이라크 전쟁 반대합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에서는 이라크 파병반대 국민청원 서명을 받았으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위한 모금함도 설치됐다.

밤새 행사장을 지킨 500여명은 30일 오전 차량으로 10여분 거리인 원정삼거리로 이동해 ‘미군기지 확장 저지 결의대회’를 벌였다.

이들은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철조망을 따라 내리, 대추리, 황새울 영농단까지 4.5km를 오가며 구호를 외쳤다.

거리행진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대추리 마을 입구 미군기지 철조망을 향해 함성을 지르고 물과 소금을 뿌리기도 했으며 수용예정지 농토에 말뚝을 이용해 포탄모형 4발을 설치하기도 했다.

대추분교 폐교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대추리 김지태 이장(44)은 “대추리 주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미군기지 이전을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팽성읍 안정리 캠프 험프리스 정문에서는 한국특수관광협회 송탄지부 회원과 상인 등 400여명이 참가해 미군기지 이전을 환영하는 집회를 가져 대조를 보였다.

이들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현실에서 주한미군은 국가 안보상 꼭 필요하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택=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