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김미경/장애인 돕는 즐거움

  • 입력 2004년 2월 3일 2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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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체육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전공이 그렇다보니 장애인 행사에 도우미로 참여할 기회가 많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봉사활동을 단지 내신성적을 잘 받기 위한 시간 채우기 식으로 해 왔기에 처음에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던 것이 사실이다.

첫 봉사활동은 특수학교의 방과 후 체육활동 보조교사였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 정신지체 학생이 갑자기 달려오더니 내 품에 안겼다. 필자가 당황한 표정으로 서 있자 옆에 있던 선배가 말했다. “아이들은 사람을 좋아해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달려들어. 웃어주면 더욱 좋아하고….” 그날 아이들과 신나게 공놀이를 하고 간식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우리는 곧 친해졌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정신적이나 신체적으로 일반 아이들과 다르다. 갑작스럽게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고 가끔 이해하지 못할 돌발 행동으로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수십 번 넘게 봉사활동을 하면서 장애인도 본질적으로 일반인과 다를 것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장애아임을 인정하고 마음으로 다가서면 그들도 문을 여는 것이다. 그들이 일반인의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이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면 간단하지 않을까.

앞으로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장애아를 만날 생각이다. 비록 몸과 마음이 불편한 친구들이지만 이들에게서 가슴속의 따뜻한 사랑을 배울 수 있었고, 앞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심신장애인을 두려워하거나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아직 많은 것 같다. 그런 사람들에게 작은 봉사활동을 시작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장애인이 일반인과 다른 사람이 아닌 친구라는 걸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김미경 한국체대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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