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운용씨의 끝없는 비리 악취

  • 입력 2003년 12월 19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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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김운용씨는 자신의 거취를 정리할 때가 됐다. 그것이 그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의 명예는 물론 마지막 남은 스포츠맨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다. 더 이상 자기변명과 합리화에 매달리기보다는 스스로 퇴진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현명하다.

최근 전해지고 있는 김씨의 각종 비리 혐의는 지난 30여년 동안 국제스포츠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 온 그의 명성에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검찰은 김씨의 자택과 은행 대여금고 등에서 150만달러의 외화뭉치를 발견해 압수했는가 하면, 스포츠단체 임원에게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앞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방해를 둘러싼 논란과 2002년 월드컵 유치를 둘러싼 수뇌부 갈등에도 그의 책임론이 제기된 바 있다.

김씨가 IOC 위원과 세계태권도연맹회장으로 활약하며 국기(國技) 태권도를 세계화하고, 88올림픽 서울 유치 등에 기여한 공로는 한국 스포츠사(史)에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김씨가 자신의 국제적 영향력을 담보로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전횡을 저지르는 바람에 빚어진 폐해 또한 심각하다는 것이 체육계의 중론이다. 이제 그는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교훈은 비단 정치권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김씨는 더는 추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민주당 전국구의원 등 각종 공직에서 물러나 검찰의 수사에 응해야 한다. 설령 이로 인해 우리가 국제스포츠무대에서 거물 한 사람을 잃는다 하더라도, 시대의 변화에 맞는 역량 있는 새 인물을 길러내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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