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책][자연과학]들리세요? 늑대거북 코고는 소리

  • 입력 2003년 12월 19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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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밭을 걷고 있는 붉은여우. 동물들의 겨울나기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진화해 온 독창적 전략과 역경에 적응하는 생명력의 정수를 보여준다.사진제공 에코리브르

하얀 눈밭을 걷고 있는 붉은여우. 동물들의 겨울나기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진화해 온 독창적 전략과 역경에 적응하는 생명력의 정수를 보여준다.사진제공 에코리브르

◇동물들의 겨울나기/베른트 하인리히 지음 강수정 옮김/399쪽 1만6500원 에코리브르

◇시튼의 숲/어니스트 시튼 지음 송경원 옮김/447쪽 1만5000원 하늘연못

미국 동북단 메인주의 겨울 숲. 겉보기엔 하얀 눈과 얼음이 두껍게 덮여 아무것도 없는 적막강산처럼 보이지만 생명의 숨결은 나지막이 유지되고 있다.

버몬트주립대 교수인 베른트 하인리히는 이곳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고 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재직 시절 펴낸 책 ‘벌의 경제학’으로 생물학계의 거물 반열에 올랐지만 모든 걸 버리고 이곳 숲에 정착했다. 버몬트대학의 수업도 거의 통나무집에서 하는 등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저자는 수년간의 끈질기고 찬찬한 관찰로 얻은 결과를 책 ‘동물들의 겨울나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우선 하늘에는 무게 5g에 불과한 상모솔새가 날아다닌다. 몸체가 작으면 추위에 약한 법. 그래서 추운 지방에 사는 동물들은 같은 종에 비해 몸집이 크다. 그러나 상모솔새는 몸 크기의 두 배 가까이 털을 부풀려 영하 40도의 추위도 거뜬히 견딘다.

눈밭 위에선 하얀 족제비가 먹이를 찾아다닌다. 족제비의 꼬리 끝부분은 까만색이어서 눈 위에서도 금방 눈에 띈다. 얼핏 위장술에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족제비의 천적인 매는 까만 꼬리를 머리로 착각해 결정적인 순간에 공격을 주저한다. 족제비의 까만 꼬리는 결국 위장의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나무 사이로는 하늘다람쥐가 날아다닌다. 이들은 치밀한 계산 아래 둥지를 만든다. 여름부터 잎이 달린 떡갈나무 가지를 나무 위로 가져와 켜켜이 쌓는다. 그 효과는 대단하다. 겨울이 돼 바싹 마른 떡갈나무 잎이 기와처럼 차가운 습기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

얼어붙은 호수 밑바닥에는 늑대거북이 동면한다. 6개월이나 밑바닥 진흙에서 꼼짝 안 하고 누워있는 늑대거북은 호흡과 움직임, 심지어 심장 박동마저 거의 중단한다. 2억년 이상 살아온 거북은 에너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단순한 삶으로 겨울을 이겨나간다.

서울대 최재천 교수가 추천사에 쓴 대로 ‘흰 눈을 배경으로 발가벗고 춤을 추는 생명의 위대함’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동물들의 겨울나기’가 숲 속에서 동물을 관찰한 책이라면 ‘시튼의 숲’은 바로 동물을 관찰하기 위해 숲을 찾는 인간을 위한 활동 지침서다. 보이스카우트의 창시자이기도 한 시튼은 야생 관찰과 탐구의 선구자였다.

이 책은 자연 생활에 필요한 생존기술과 방법을 가르쳐 준다. 예컨대 숲 속에서 저 멀리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길을 알려주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 매번 왔다 갔다 할 순 없다. 이때는 간단한 돌멩이 신호가 유용하다. 진행하는 길에서 큰 돌 위에 작은 돌을 포개놓으면 길을 죽 따라가면 된다는 의미. 만약 좌회전을 해야 한다면 작은 돌을 올려놓은 큰 돌 바로 왼쪽에 또 다른 작은 돌을 하나 놓는다. 우회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밖에도 나무막대를 이용해 불을 지피는 법, 동물의 발자국 판별법, 매듭 묶는 법, 인디언이 가르쳐준 숲 속 생활의 지혜 등이 실려 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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