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현대시 100년…'…"詩 편견없이 소개

  • 입력 2003년 11월 28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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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100년 한국명시 감상사전(전 4권)/김재홍 엮음/ 각권 1만원 문학수첩

“한국 현대시의 효시로 꼽히는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1908) 발표 이후 한 세기가량이 지났습니다. ‘현대시 100년’을 맞아 한국 현대시사(現代詩史)를 시로 정리해 보고자 했습니다.”

문학평론가 김재홍 교수(경희대)가 현대시사에서 가려 뽑은 시를 ‘감상사전’으로 묶어냈다. 1900년부터 2000년 등단한 시인까지를 모집단(母集團)으로 하고 그들의 작품에서 모두 1000편을 선정했다. 우선 405편을 봄 여름 가을 겨울 4권으로 나눠 1차분으로 묶어냈다. 이후 ‘어머니와 아버지’ ‘꽃과 나무’ ‘조국과 민족’ 등 시의 주제별로 모을 계획이다.

권마다 특징을 살린 권두 에세이를 실었으며, 시 한 편마다 김 교수의 ‘감상비평’을 덧붙였다. 시가 탄생한 문학사적인 맥락, 시 자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좌와 우, 남과 북의 시를 비롯해 20세기 현대시의 세 주류인 전통서정시, 민중시, 모더니즘시를 편견 없이 망라했다”고 밝혔다.

책 속에서 저자는 ‘진달래꽃’이라는 같은 이름의 시 3편을 나란히 놓고 비교했다. 김소월은 사랑과 이별, 한을 노래했고, 박팔양은 꽃을 사회주의 선구자에 빗대 찬양했다. 조연현은 ‘배고플 때 먹는 꽃’이라며 실존과 배고픔을 읊조렸다. 지금껏 시단에서 주요하게 논의되지 않았으나 평가가 필요한 김남주 홍명희 신동문 등의 작품도 포함시켰다.

김 교수는 일부 시에 대해 기존 관점과 다른 해석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 ‘님’은 연인 조국 민중 불타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며, 김소월 김영랑의 작품도 단순서정시가 아닌 존재론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시라고 평가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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