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반갑다 농구"…프로농구 25일 개막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8시 00분


코멘트
2002~2003 정규리그MVP 김병철(오리온스)
2002~2003 정규리그MVP 김병철(오리온스)
《2003∼2004 프로농구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25일 TG-전자랜드의 개막전으로 막이 오르는 올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내년 4월까지 팀당 54경기, 총 270경기가 치러진다. 올해엔 시즌 개막에 앞서 4년 만에 시범경기가 열렸다. 농구인들은 센터와 가드, 슈터가 조화를 이룬 TG를 우승 1순위로 꼽는다. TG와 함께 KCC, LG, 삼성이 4강 후보. 올 시즌에는 현주엽, 신기성 특급 국내스타들이 복귀하는데다 용병들이 대거 물갈이돼 어느 해보다 변수가 많다.》

코리아텐더 현주엽은 ‘요즘 개강 날짜를 기다리는 복학생 심정’이라고 한다.

26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이번에 코트에 복귀하게 돼 설레는 마음으로 시즌 개막을 준비해 왔다. 상무에 있는 동안 무릎수술을 받고 지난 6개월 동안 재활 훈련에만 매달렸다. 아직 100% 완쾌된 상태는 아니지만 ‘나는 하마’라는 별명처럼 “쿵쿵” 소리를 내며 코트를 달려도 통증이 없다. “솔직히 처음에 연습 경기 뛸 때는 또 아플까 싶어 조마조마했어요. 그런데 괜찮더라고요. 빨리 제대로 한번 뛰고 싶습니다.”

현주엽의 가세는 본인 뿐 아니라 프로농구 전체의 핫이슈. 1인 의존도가 높은 농구 특성상 ‘현주엽 효과’가 어떤 파장을 일으키느냐가 관심꺼리. 현주엽은 시범 경기 2게임에 평균 16분씩 출전해 12점, 3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시험가동을 성공리에 마쳤다. 상무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코리아텐더 추일승 감독과 다시 한 팀에서 만난 것도 현주엽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

현주엽은 “개인 욕심은 전혀 없어요. 그동안 단 한차례도 밟아본 적이 없는 플레이오프 고지에 오르도록 모든 힘을 쏟아 부을 생각입니다. 성숙한 모습으로 이기는 농구를 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추일승 감독은 “주엽이는 우리 전력을 배가시킬 것이다. 일단 시즌 초반에는 주로 승부처에 기용하다 중반 이후부터 풀타임 기용하겠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현주엽과 상무 동기인 신기성(TG)과 강혁(삼성)도 소속팀의 전력을 당장에 끌어올릴 재목. 포인트 가드 신기성은 군에 있던 지난 시즌 TG가 우승했기 때문에 2연패만큼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이끌겠다는 각오. 시범경기에서 평균 11.5점, 6.3어시스트, 5.0리바운드로 복귀신고를 마쳤다. 양경민-김주성-홀-데릭스로 이어지는 호화 멤버와 빠른 시간 내에 팀워크를 맞춰 구슬을 꿰야 하는 게 신기성의 과제.

군 입대 직전인 2001년 삼성 우승 멤버인 슈팅가드 강혁은 스피드와 악착같은 수비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서장훈과 존슨의 더블포스트가 기동성이 떨어지는 약점을 강혁이 만회하리라는 게 삼성 코칭스태프의 기대. 그래서 최근 시범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강혁의 회복을 더욱 고대하고 있다.

비 시즌 동안 대형 트레이드나 자유계약선수 이동이 예년보다 잠잠했던 가운데 김승기(TG→모비스), 정훈(모비스→TG), 정인교(모비스→삼성), 김훈(SBS→전자랜드) 등이 새 둥지에서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신인 중에는 1순위 지명을 받은 김동우(모비스), 대학 2부리그팀인 목포대 출신의 박상률(전자랜드) 등이 주목된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누구지?"…토마스-홀-화이트 용병3인방▼

‘힉스의 예언?’

그동안 국내 프로농구 최고의 용병으로 꼽히던 마르커스 힉스. 오리온스 전력의 핵이었던 그는 올 시즌 허리부상으로 뛰지 못한다. 대신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예언을 하나 했다. 올해의 ‘용병 최우수선수(MVP)’를 점치고 간 것.

힉스가 MVP감으로 점찍은 선수는 뜻밖에도 2라운드 1순위로 뽑힌 LG의 빅터 토마스. 1m99의 토마스는 17일 SBS와의 경기에서 21분 동안 22득점했다. 토마스의 강점은 내외곽에서 고루 득점력이 높다는 점. 그러나 시범경기를 지켜 본 감독들의 평은 엇갈린다. 오리온스 김진 감독은 “파워가 약해 골밑 싸움에서 밀리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전자랜드의 유재학 감독은 “기본기가 매우 뛰어나며 매 경기 30득점은 할 선수”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토마스 외에 각 팀 감독들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선수로는 TG의 앤트완 홀이 꼽힌다. 1m92의 홀은 뛰어난 외곽 슈터에다 드리블에 이은 골밑 돌파력까지 갖추고 있어 지난해 TG 우승의 주역인 데이비드 잭슨보다 낫다는 평도 들린다.

홀은 시범경기 삼성전에서 29득점하는 등 경기마다 30득점 가까이 넣으며 고감도 슛 감각을 과시했다. 팀 최고참 허재, 새 가드 신기성과의 호흡만 맞는다면 폭발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랜드의 앨버트 화이트 역시 감독들의 주목을 받는 인물. 올해 전체 2순위로 지명된 1m97의 올라운드 플레이어 화이트는 시범경기를 통해 외곽과 골밑슛에서 두루 강점을 보였다. 17일 오리온스와의 시범경기에서는 32득점을 넣어 팀 승리에 일조했다.

그는 100kg에 가까운 거구. 이에 놀란 유재학 감독은 그를 다그쳐 4kg 이상을 줄였다. 개막 때까지의 몸만들기가 관건.

KCC가 전체 1순위로 뽑은 찰스 민랜드를 두고는 평이 엇갈린다. 이스라엘리그 득점왕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평이 많다. 반면 김진 감독은 “KCC가 정규리그에 대비해 민랜드의 전력을 많이 감춘 것 같다”고 말했다. 모비스의 최희암 감독은 “올 시즌엔 지난해의 마르커스 힉스처럼 결정적인 파괴력을 지닌 선수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도 “각 팀이 시범경기에서 전력을 노출하지 않았다. 정규리그 뚜껑이 열리면 힉스 못지않은 파괴력을 지닌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