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U대회]남북 어깨동무 ‘평화염원’ 함성

  • 입력 2003년 8월 21일 23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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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 개회식에서 성화대의 성화가 점화되는 순간 축포가 터져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대구=특별취재반]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 개회식에서 성화대의 성화가 점화되는 순간 축포가 터져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대구=특별취재반]

남과 북이 하나로 뭉쳐 한여름 밤 벅찬 감동을 엮어냈다.

지구촌 젊음의 대축제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의 개회식이 펼쳐진 21일 밤 달구벌. ‘코리아’라고 새겨진 피켓을 앞세운 남북 선수단이 172개국 선수단 가운데 마지막으로 함께 입장하자 6만여 관중은 힘찬 기립 박수로 이들을 맞이했다.

대형 한반도기를 치켜든 ‘남남북녀’ 기수 최태웅과 김혜영을 필두로 남색 상의와 베이지색 하의 차림의 선수단 322명(남 197명, 북 125명)이 행진하는 동안 민족의 노래 ‘아리랑’이 연주됐고 관중석에는 ‘우리는 한반도를 사랑한다’는 불꽃 글씨가 아로새겨졌다.

대구U대회 북 선수단·미녀 응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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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수 바로 뒤에선 이정무 한국 선수단장과 장정남 북한 단장이 손을 머리 위로 올려 맞잡아 흔들며 우애를 과시했다. 손에 손에 한반도기를 든 선수들이 그 뒤를 따랐다.

남북선수들은 어깨동무를 한 채 관중석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행진하면서 서로 안부를 묻고 농담을 나누는 정겨운 장면도 보였다. 본부석 아래 흰색 저고리와 검은색 치마 차림을 한 300여명의 북한 응원단도 열렬히 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은 하나다’를 외쳤다. 이미 행진을 마친 다른 나라 선수단은 하나 된 남과 북에 격려와 사랑이 넘치는 환호를 보냈다.

남북한의 국제종합스포츠대회 개회식 동시입장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지난해 부산 아시아경기, 올해 초 아오모리 동계 아시아경기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그러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대회 개막 직전 북한의 불참 시사로 가슴 졸였다가 다시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대회를 밝힐 성화가 타오르는 가운데 손을 맞잡은 남북 선수들. 그 모습은 세계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와 다름없었다. 대구=특별취재반

이진택 성화 점화… U대회 열전돌입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가 21일 오후 대구 주경기장에서 개막해 11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벽을 넘어 하나로, 꿈을 펼쳐 미래로’라는 슬로건 아래 펼쳐지는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72개국, 7180명의 선수단이 종교와 이념, 문화의 벽을 뛰어넘어 축제 마당을 펼친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30분 동안 펼쳐진 개회식에선 ‘그린시티, 패션시티, IT시티’라는 개최지 대구의 첨단 이미지가 담긴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선수단 가운데 한글 자모순으로 아프리카 가나 선수단이 가장 먼저 입장했으며 개최국 한국은 북한 선수단과 함께 마지막으로 입장했다. 조해녕 대회 조직위원장의 환영사, 조지 킬리안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개회 선언을 했으며 대회기가 게양됐다.

개회식은 성화 최종주자 이진택(31·대구은행 육상코치)이 성화에 불을 붙이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이번 대회는 대구 경북지역 29개 경기장에서 13개 종목의 185개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벌인다. 한국은 양궁 유도 태권도 등에서 16∼19개의 금메달을 따 사상 첫 종합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은 하프마라톤과 유도 등에서 5, 6개의 금메달로 종합10위권 진입에 도전한다.대구=특별취재반

대구=특별취재반

△스포츠레저부=권순일 차장 김상호 김종석 정재윤 기자 △사회1부=최성진 차장 정용균 이권효 기자 △사진부=안철민 전영한 강병기 박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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