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북스]'마케팅 반란'…점점 신뢰 잃어가는 광고

  • 입력 2003년 5월 9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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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반란/알 리스 외 지음 심현식 옮김/452쪽 1만5000원 청림출판

개발된 신제품을 시장에서 성공시키려고 광고에 목을 매고 있는 경영자라면 이 책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경영자들이 그토록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광고의 시대는 가고, 바야흐로 PR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광고는 기업 마케팅 활동의 거의 전부인 것으로 취급되었고, 대중 매체를 선도하는 강력한 트렌드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저자는 광고가 고유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상실했고 새로운 브랜드를 고객 마인드에 심는 데도 실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소비자들은 이미 광고가 제품을 판매하고자 안달이 난 기업이 혼자 내는 목소리에 불과하다며 불신하고 있다. 게다가 저자의 주장처럼 최근의 광고 추세는 광고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인 차원으로 승화되어 본래 광고가 해야 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신뢰 확보, 새로운 브랜드 정착 등의 역할은 뒷전이고, 감각적이고 멋진 광고를 만드는 것이 목적처럼 되어 버렸다. 사정이 이러니 광고는 크게 히트를 해도 해당 제품 판매나 브랜드 인지도는 상승하지 않는 기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결국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고객의 인식, 즉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마인드에 해당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느냐 하는 것인데 문제는 광고에서 아무리 품질이 좋고 제대로 된 제품이라고 떠들어도 광고 자체가 고객의 신뢰를 잃어 버렸기 때문에 고객 마인드에 제대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 마인드에 브랜드를 잘 포지셔닝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저자는 대안으로 PR를 제안한다. PR란 언론 관계를 중심으로 임직원, 투자자, 정부, 시민단체 등 다양한 공중과의 관계를 통해 기업과 공중 사이에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는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의미한다. 놀랍게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 스타벅스 보디숍 아마존닷컴 야후 리눅스, 플레이스테이션 해리 포터 보톡스 등의 기업이나 제품들이 광고보다는 PR를 통해 브랜드 명성을 쌓은 사례들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영역의 최초 브랜드이기 때문에 엄청난 PR 효과를 통해 강력한 브랜드 리더십을 구축한 경우이다.

이처럼 저자는 광고가 더 이상 고객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이나 시민단체처럼 객관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3자의 견해나 평판을 활용하는 PR가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신제품을 무작정 광고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오히려 PR를 통해 신뢰도 높은 브랜드를 구축한 다음에 PR가 되어진 브랜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광고가 추후에 실행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바야흐로 마케팅 패러다임은 광고에서 PR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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