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송진우는 연패팀의 ‘산타’?

  • 입력 2003년 5월 1일 17시 54분


‘늘 푸른 소나무’로 통하는 한화 송진우(37)에겐 최근 ‘산타클로스’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하나 붙었다.

상대의 연패를 끊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붙은 별명. 지난달 8연패 중이었던 두산은 15일 한화를 만나 연패사슬을 끊었고 12연패(1무 포함) 중이었던 롯데도 지난달 20일 한화를 만나 연패에서 탈출했다. 공교롭게도 이 두 경기의 한화 선발투수는 송진우. 그는 두산전에선 6실점, 롯데전에선 5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송진우가 누군가.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수는 아니더라도 가장 ‘성공적인’ 투수임에 분명하다. 그는 철저한 몸관리로 프로 14년간 단 한 차례의 큰 부상도 없이 활약, 지난해까지 개인통산 162승(113패 94세이브)으로 선동렬(146승)의 종전기록을 바꿔 놨다. 게다가 두 차례나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대박’을 터뜨려 경제적으로도 가장 성공한 선수. 지난해엔 다승(18승)과 평균자책(2.99) 2위, 탈삼진 3위(165개)에다 첫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은 그 누구보다 참담하다. 1승5패(평균자책 5.67)로 LG 이동현과 함께 8개 구단 투수 중 최다패.

잔인한 4월을 보낸 송진우는 1일 대전 기아전에서 각오를 단단히 하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또 한번 고개를 숙여야 했다. 선발 7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으나 이번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된 것.

한화는 이 경기 전까지 3연승의 상승세여서 아쉬움은 더했다. 기아는 2연패 중이어서 송진우는 본의 아니게 또 한번 상대팀의 연패를 끊어주는 ‘선물’을 한 셈.

기아는 5회 신동주의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얻은 뒤 8회 쐐기 2득점으로 승부를 갈랐다. ‘기록의 사나이’ 한화 장종훈은 9회 1타점을 거둬 첫 1100타점 고지에 올랐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대구에서 삼성은 현대에 5-3으로 승리해 하루 만에 1위 자리에 복귀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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