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타, 타봐! 타조”…타조 사파리 국내 첫선

  • 입력 2003년 4월 29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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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 타 보실래요?” "야호, 신난다.” 타조사파리 관리인인 손희설씨가 타조에 올라타고 경주장을 달리고 있다. 화성=김동주기자 zoo@donga.com
“타조 타 보실래요?” "야호, 신난다.” 타조사파리 관리인인 손희설씨가 타조에 올라타고 경주장을 달리고 있다. 화성=김동주기자 zoo@donga.com
“용감한 자여, 그대 이름은 ‘타조 타는 사람’.”

날지는 못하지만 시속 70∼80㎞로 바람처럼 달리는 희한한 새, 타조. 그 타조를 타고 달리면 어떤 기분일까.

쥘베른의 소설 ‘15소년 표류기’에 타조타기 장면이 나온다. 표류하다 무인도에 오른 소년들이 섬에서 붙잡은 타조를 타려다 번번이 등에서 떨어지는 얘기다. 소설 속에서 실패한 타조타기를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는 곳이 국내에 생겼다.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독정리에 위치한 타조사파리. 타조 400여 마리를 키우는 이곳에 타조 타기 경주장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말처럼 타조를 탈 수 있을까.

타조는 수컷 몸무게가 200㎏에 이르고 튼튼한 다리를 갖고 있어 성인이라도 너끈히 태울 수 있다. 문제는 길들여진 말과 달리 야성이 강해 사람이 등에 타면 마구 날뛰기 때문에 타조를 제압할 수 있는 힘과 운동신경, 그리고 용기가 필수.

타조 사파리에는 20여m 길이의 U자형 경주장이 있다. 타조를 타려면 도우미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한다. 우선 눈을 가린 타조 위에 올라탄 뒤 양 날개 밑 부분을 손으로 움켜잡아야 한다. 자세를 잡은 뒤 도우미가 “하나, 둘, 셋” 구령을 외치며 눈가리개를 벗기면 타조는 성큼성큼 울타리 사이를 달린다. 골인점에 도착한 뒤 날개를 잡았던 손을 놓으면서 뒤로 뛰어 착지하는 데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타조는 눈을 가리지 않으면 마구 날뛰지만 일단 헝겊 등으로 눈을 가리면 얌전해진다. 이를 이용해 타조타기를 하는 것.

경주장과 달리 울타리가 처져 있지 않은 곳에서는 노련한 전문가가 아니면 타조를 탈 엄두를 내기 어렵다.

사파리 관리인 손희설씨는 “말도 타 보았지만 타조를 탈 때 느끼는 속도감, 짜릿함과는 비교가 안 된다. 타조를 몇 번 타고 나면 온몸이 뻐근할 만큼 운동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타조를 제어할 힘이 모자라기 때문에 아쉽더라도 포기해야 한다. 이런 어린이들도 타조를 탈 수 있는 길이 있다. 타조를 좁은 울타리에 가둬놓고 등에 오르는 방법이다. 도우미들이 타조를 잡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 사파리측은 조그만 수레에 어린이를 태우고 이를 타조가 끄는 타조 레이스를 구상하고 있다.

로마와 중국에서 권위와 행운의 상징으로 꼽혔던 타조. 쉽지는 않지만 용기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타조 등에 올라볼 만하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타조도 타고… 알도 보고…“애들이 좋아해요”

농장을 방문한 어린이가 타조에게 풀을 주고 있다.
화성=김동주기자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독정리 3만3000평의 농장에 마련된 타조 사파리. 이 곳은 유재형(42) ㈜한국타조연구개발원 대표이사가 부인 이미양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건국대 낙농과 출신인 유 대표는 97년부터 타조를 기르고 있다. 당초 저지방, 저콜레스테롤의 영양식품인 타조 고기와 오일비누, 가죽과 깃털 장식품 등을 생산할 목적이었지만 농장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타조를 좋아하는 것을 보고 사파리를 개장했다.

이곳에서는 타조 타기는 물론 부화장 관람, 타조 먹이주이와 목욕시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농장에는 조랑말과 진도개 풍산개 토끼 등도 있어 어린이 자연 체험 학습장으로 안성맞춤.

‘꼬마세계’라는 어린이 학습단체는 이 농장의 단골손님. 유 대표는 다른 단체에서도 타조 체험 요청이 들어올 경우 농장을 적극 개방할 예정.

타조고기로 만든 각종 요리를 시식할 수 있은 음식점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가족 관람객의 경우 어른들은 타조 타기와 각종 레포츠를 즐기고 어린이들은 타조와 기념 촬영하기, 타조 부화장 관람, 조랑말 타기 등을 할 수 있다. 문의처는 031-351-8528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타조에 대해 알고싶은 몇가지

타조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새이며 가장 큰 알을 낳는 새다.

키는 2.5m∼3m, 몸무게는 120㎏∼200㎏. 알의 크기는 1.5㎏∼2.5㎏ 정도 갓 태어난 새끼는 평균 800g에 20㎝ 정도지만 1년 정도면 완전히 자란다.

타조의 특징은 눈이 엄청나게 좋다는 것. 시력이 25에 달해 4㎞ 밖의 물체까지 뚜렷하게 구별한다. 이처럼 좋은 눈을 가진 덕택에 천적이 나타나면 일찌감치 도망을 가기 때문에 초식동물이지만 공룡시대부터 이제까지 살아남았다.

혀가 없어 소리를 낼 수 없지만 목이 180도 자유롭게 회전하기 때문에 상하 좌우를 레이더처럼 볼 수 있고 시속 70∼80㎞의 속도로 장거리를 달릴 수 있어 사자나 하이에나, 치타 등이 따라와도 거의 붙잡히지 않는다.

타조는 일교차가 심한 사막에서도 살아남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해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한국에서도 기르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수명은 사슴보다 3∼4배나 길어 수십년을 산다.

또한 타조는 고기부터 깃털까지 한가지도 버릴게 없는 동물. 타조의 뼈와 고기에는 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프로게스테론 등 천연 호르몬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젊음의 활기를 찾을 수 있는 보신제로 꼽힌다.2000년부터 타조고기에 대한 허가가 나 국내 100여곳에서 타조 육회와 생구이, 양념구이, 건강탕 등이 판매되고 있다. 타조에서 나온 오일은 고급 화장품이나 비누 등으로 활용되는데 고대 이집트이 여왕들이 이 오일로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타조 가죽은 소나 악어 가죽 이상으로 핸드백, 골프화, 부츠 등을 만드는데 사용되며 깃털은 모자나 장식품으로 사용된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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