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2002월드컵 총 64경기서 평균 2.52 ‘골가뭄’

  • 입력 2003년 3월 4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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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압박축구’가 향후 세계축구를 지배한다.”

이는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이 발간한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경기내용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른 결론이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은 최근 2002월드컵의 64경기를 분석, 다양한 내용을 집대성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가 월드컵이 끝난 뒤 몇 개월만에 나온 것은 비디오 판독과 각종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정확성을 기했기 때문.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2월드컵에서는 90년 이탈리아월드컵 때 등장했던 ‘압박축구’가 주류로 다시 등장해 승부의 중요한 변수가 됐고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002월드컵에서는 64경기에서 총 161골이 터져 한경기당 2.52골을 기록했다. 이는 90년 월드컵의 한경기당 2.21골 이후 12년만에 최악의 골가뭄. 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2.71골,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2.67골이 기록됐다.

골가뭄의 주원인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장 중앙부터 ‘압박(프레싱)’을 가하는 수비 위주의 ‘압박축구’가 성행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압박축구’는 ‘3-5-2’의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미드필드진을 두텁게 해 수비에 중점을 두는 전술로 90년 월드컵에서 성행했으나 이후 월드컵에서는 ‘4-4-2’ 포메이션을 위주로 해 공격에 중점을 두는 전술이 주류를 이뤘다.

32개 참가국 대표팀 선수들의 평균 신장은 1m81, 몸무게는 76㎏으로 ‘압박축구’를 하기 위해 체격과 체력이 좋은 선수가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가뭄 현상이 일어남에 따라 2002월드컵에서는 페널티킥에 의해 결정적으로 승패가 갈린 경기가 5경기나 돼 94년과 98년 월드컵의 각각 3경기에 비해 많았다.

예선전 48경기에서 터진 전체 골의 60.8%인 79골이 후반에 터져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에 대량 득점이 나오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 틈이 나면 포지션에 구애없이 적극 공격에 가담하는 ‘압박축구’의 특성상 2002월드컵에서는 수비수가 18골을 기록, 98월드컵의 15골과 94월드컵의 11골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신동성 박사는 “쿠엘류 신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압박축구’를 앞으로 한국축구의 주 전술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런 세계축구의 조류를 제대로 읽은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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