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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2월 8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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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은 아이들이 평소 갖고 있던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데 좋은 시기.
그러나 방학이 닥쳐 치료를 받으려면 밀린 예약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못받기 십상이다. 초중고교생이 방학 때 체크해야 할 건강 포인트를 짚어봤다.
▽정신과〓지능이 정상인데도 읽기 듣기 쓰기 등 특정 분야에 약하면 학습장애가 의심된다. 항상 행동이 부산스럽고 ‘오버’하는 아이는 과잉행동증후군일 수 있다. 약물치료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어린이의 정신질환은 성인과 증상이 달라 발견하기 쉽지 않다. 대한신경정신과개원의협의회 김재훈 총무이사(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우울증의 경우 성인처럼 기분이 처지는 것보다는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인다”며 “이러면 집중력이 저하되고 성적에도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불안증세가 심해 시험을 앞두고 화장실에 자주 가거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도 방학을 이용해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안과〓아이가 TV 앞에 자꾸 다가앉거나 눈을 찌푸리면 시력검사가 필요하다. 이상이 없어도 받는 게 좋다. 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종복 교수는 “근시는 아닌데 멀리 있는 것이 잘 안 보이는 가성근시일 수도 있으므로 안경점에서 무조건 안경을 맞추지 말고 꼭 먼저 안과에서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눈의 초점이 맞지 않는 사시를 방치하면 시력발달이 안 되는 약시를 초래하므로 6세 이전에 교정해야 한다. 그 밖에 눈썹이 눈을 찌르는 안검내반증이나 눈꺼풀이 축 처지는 안검하수도 일찍 교정해 준다.
▽이비인후과〓만성 축농증은 먼저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해맑은이비인후과 이화식 원장은 “수술은 섣불리 결정하면 안되고 적어도 초등학교에 들어갈 정도의 나이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하며 수술 후 1개월 동안은 치료를 받는다.
편도를 제거하는 수술은 △편도염을 1년에 4, 5회 이상 앓거나 △편도가 비대해 중이염이나 축농증이 잘 안 낫거나 △음식을 삼키기가 어려울 경우 △코골이가 심한 경우에 한다.
▽치과〓치과에서 치아표면에 불소를 발라주거나 어금니의 틈 사이를 메워주는 ‘실란트’를 해주면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
위, 아래의 치아가 잘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은 12세 정도에 교정하는 게 가장 좋다. 부정교합의 한 형태인 주걱턱은 아래턱이 과도하게 성장한 것. 5∼9세에 치료받는 게 바람직하다. 이 시기가 지나거나 증상이 심하면 턱뼈 수술이 필요하다. 교정 장치를 이마와 턱에 고정시키는데 하루 14시간 이상 6∼9개월 착용해야 한다.
▽피부과〓너무 큰 흉터나 점이 있으면 방학 때 치료해준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미우 교수는 “너무 어릴 때 흉터제거를 하면 흉이 남을 위험이 커 중학생 정도에서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작은 흉터는 레이저로, 큰 흉터는 성형외과에서 절개 뒤 봉합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점 제거도 중학생 이상에서 한다. 그러나 얼굴에 검은 점이 멍든 것처럼 나는 오타모반이나 붉은 점이 나는 화염상 모반은 초등학교 또는 그 이전에 레이저로 치료해준다.
중고등학생의 최대 피부고민은 여드름. 이 교수는 “이 시기에는 박피술은 하지 말고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과〓또래 100명 중 3명에 들 정도로 키가 작다면 한 번쯤 내과나 소아과를 찾아 혹시 성장장애가 아닌지 알아본다. 그러나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호르몬결핍증이나 터너증후군, 만성신부전증으로 성장호르몬이 잘 안나오는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1년에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비뇨기과〓5, 6세 어린이의 15%가 한 달에 두 번 이상 밤에 오줌을 싸는 야뇨증을 갖고 있다.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만약 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계속된다면 치료를 받는다.
항우울제나 항이뇨호르몬을 이용해 치료하며 최근에는 자기장 의자를 이용해 방광근육을 운동시켜주는 방법도 사용한다.
▽산부인과〓요즘은 보통 12세 정도면 초경을 시작한다. 어린 여학생들도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에 시달린다.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소녀들의 산부인과 안명옥 교수는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은 난소의 혹, 또는 생리혈이 역류해 골반강 안에 들러붙는 자궁내막증이 원인일 수 있으며 방치하면 불임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