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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20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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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치른 11경기에 모두 나와 평균 33분을 뛰어 14.6득점을 기록하고 가로채기는 1.64개로 공동 6위에 올라 알짜배기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
황진원은 사회에 첫발을 디딘 지난해 세금 계산 때문에 애를 먹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삼성에 들어갔으나 곧바로 LG로 트레이드 됐고 시즌개막 1개월을 앞두고 다시 코리아텐더로 옮겨야했기 때문.
마음에 상처를 입을 만도 한데 그의 대답이 걸작이다. “프로는 어차피 경쟁아닙니까? 날 필요로 하는 팀이 많아서 이리저리 옮기게 된거죠, 하하.”
마산 회원초등학교 6학년 때 키가 크다는 이유로 농구를 시작한 황진원은 마산고 시절 ‘제2의 김영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큰 키에 슈팅이 정확하고 사이드 스텝으로 상대를 따라가는 수비력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무명시절을 보낸 것은 쉴 새 없이 따라다닌 부상때문.
마산고 시절은 물론 중앙대 재학 때도 큰 게임을 앞두고 고질적인 무릎부상이 도져 얼굴 알릴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이러다가 프로에 못가는 것 아닐까?’라는 걱정을 할 정도. 하지만 동기생 김승현(동양)이 대활약을 펼치던 지난 시즌 51경기에 나서며 묵묵히 경기흐름을 익혔던 황진원은 올 시즌 시작하자마자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에서 펄펄 날고 있다.
빠른 발로 기골이 장대한 외국인선수 사이로 돌파를 하는가 하면 수비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3점슛으로 상대의 기를 뺀다.
수비는 원래 황진원의 장점. 이상윤 감독은 “김기만이 부상을 당해 어려운 형편인데 진원이가 공수에서 공백을 잘 막아줘 견뎌내고 있다, 정말 이쁜 놈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프로 1년차이던 지난시즌과 올시즌 달라진 것이 무엇일까? 황진원은 “다리에 힘이 붙었어요, 하체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니까 슛도 안정되고 수비할 때도 자세가 쫙 깔리더라구요”라며 업그레이드 된 비결을 털어놨다.
황진원은 최근 왼쪽 발목을 접질려 제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아프다는 말 한마디 없이 코트에서 뛴다.
“우리팀에 스타가 없다고 하지요, 그러니 제가 스타가 돼야지요, 이정도를 아프다고 하면 우리팀에 뛸 사람 아무도 없어요”.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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