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김주혁 “뻣뻣한 역 맡지만 알고보면 웃겨요”

  • 입력 2002년 9월 29일 17시 13분


6일 종영하는 SBS 드라마 ‘라이벌’은 당초 김재원 소유진 등 신세대 스타를 내세워 인기몰이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이 드라마로 ‘뜬’ 탤런트는 캐스팅될 때만해도 무명신인이나 다름없었던 김주혁이다.

그는 카리스마와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정파 캐릭터로 여성팬들에게 각인됐다. 그렇지만 정작 본인은 “인기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집 앞에 찾아오는 팬도 없고, 길 지나다니는 데 알아보는 사람도 별로 없어요.”

겸손일까 무딘 걸까.

최근에는 ‘라이벌’에서 매니저 휴대전화 번호가 김주혁의 번호인 것처럼 방영돼 매니저는 일주일 내내 팬들의 전화에 시달렸다.

그는 1997년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년간 연극한 뒤 다음해 SBS 공채 탤런트 8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반짝 스타’와 달리 연기자의 ‘정규 코스’를 밟은 셈. 그가 이렇게 한 것은 “아버지의 후광 덕을 보고 있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였다. 그는 탤런트 김무생의 둘째 아들이다.

“연예인의 아들로 태어난 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대신 단역부터 시작해 여기까지 왔으니 떳떳하죠.”

김주혁은 데뷔 이래 심각한 역만 맡았다. 1999년 SBS 드라마 ‘카이스트’의 냉철한 과학도 명환, 2001년 영화 ‘세이 예스’에서 살인마에게 쫓기는 정현, 현재 드라마 ‘라이벌’의 재벌 2세로 터프 가이인 태훈, 그리고 10월 3일 개봉예정인 ‘YMCA 야구단’의 항일 테러리스트 대현까지, 극 중에서 그는 한 번도 어깨에 힘을 빼본 적이 없다.

“아∼, 어깨 뻐근해 죽겠어요(웃음). 제 평소 모습이요? 애교도 많고 장난도 잘 치고 완전히 ‘막내’ 성격이에요.”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하루라도 남을 웃기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친다”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있었다고 한다.

“소풍가면 ‘오락부장’은 늘 제가 맡았어요. 춤도 추고 별 짓 다했죠(웃음).”

어깨에 힘이 빠진 그의 평소 모습은 26일 시작하는 SBS 주말극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볼 수 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벤처 사업가를 꿈꾸는 백수 ‘석주’ 역을 맡았다.

“그동안 쌓아온 무거운 이미지를 벗을 기회죠. 비슷한 모습만 보여드리면 질리잖아요.”

그의 유쾌한 성격과 말솜씨 덕분에 방송가 오락프로 출연 섭외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미지 관리를 위해 출연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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