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국감/서울지검서 격돌]"병풍수사 왜 빨리 안끝내나"

  • 입력 2002년 9월 23일 19시 23분


23일 서울지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의 아들 정연(正淵) 수연(秀淵)씨의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병역면제 의혹 수사의 성격과 속도.

한나라당 최병국(崔炳國) 의원은 “병풍 소동은 정치공작의 산물”이라며 “수사를 신속 공정하게 진행해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기춘(金淇春) 의원도 “이 사건은 기본적으로 김대업(金大業)씨가 허위 사실을 유포한 명예훼손 사건인데 수사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정연씨가 세 차례 시도 끝에 2000만원을 주고 불법 병역면제를 성사시켰으니 검찰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그는 “수연씨도 3000만원을 쓰고 병역을 면제받았다”며 “모 방송사 기자가 99년 5월 당시 군 검찰 수사를 담당하던 고석(高奭·현 대령) 중령을 통해 모 군의관이 수연씨 병역면제 과정에 개입했다고 시인한 진술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병역면제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씨와 여권 및 검찰과의 커넥션 의혹을 부각시켰고 민주당은 검찰이 한나라당의 압력에 굴복하면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김대업씨의 말을 전해들었다는 선모씨의 육성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공개하며 “김대업씨가 박준영(朴晙瑩) 전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과 천용택(千容宅) 의원을 통해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을 쉐라톤워커힐호텔 안에 있는 별장에서 주로 만났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테이프에는 천 의원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교도소에서 김대업씨를 특별 접견했으며 김대웅(金大雄) 당시 서울지검장이 김대업씨를 만나 ‘확실하게 협조해주면 석방해주겠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녹음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병역면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특정 정당에 휘둘리고 있다”며 “검찰은 수사 독립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검찰은 정치권의 압력과 간섭을 단호하게 배제하고 원칙과 정도에 따라 수사를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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