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9월 9일 18시 1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각기 개성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지만 인지도는 엇비슷해 누가 더 많은 표를 얻을지 알 수가 없다.
대통령 후보들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니다. 올시즌 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일으킨 세명의 신인왕 후보들 얘기다. 입단하자마자 팀의 주축선수로 훌쩍 성장해 버린 3명의 루키들을 분석해 봤다.
▽LG 박용택(23)〓휘문고-고려대-국가대표를 거친 엘리트 선수. 1m85, 85㎏의 균형잡힌 체격에 좌타자, 부드러운 스윙 등 좋은 타자가 갖춰야 할 조건을 다 갖췄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와 주루에도 능하다.
LG가 만약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절반 정도는 그의 공이라고 할 정도로 올해 타격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103경기에서 타율 0.290(345타수 100안타)에 8홈런 50타점. 규정이닝을 채운 LG 타자들 가운데 타율이 가장 높고 팀내 타점은 2위. 이병규가 올해 내내 헤맨 LG는 박용택마저 없었더라면 큰일 날뻔 했다.
“한번 상대해 삼진당한 적이 있는 (조)용준이는 슬라이더가 정말 좋고 (김)진우는 공끝의 힘이 방망이에 느껴졌다”고 상대를 평가한 박용택은 “신인왕 싸움은 솔직히 욕심이 없고 오직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만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 |
▽기아 김진우(19)〓역대 고졸 최고계약금인 7억원짜리 ‘황금팔’. 1m92, 105㎏의 큰 덩치에서 뿜어져 나오는 150㎞의 강속구는 보는 사람을 시원하게 만든다. 어린 나이답게 경기운영능력은 아직 미숙하지만 타자를 압도하는 힘이 있다. 시즌성적은 24경기에서 10승9패 평균자책 4.09. 팀내 최다투구(152이닝)를 소화했고 3차례나 완투를 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탈삼진. 김진우는 144개의 탈삼진으로 당당 1위를 달리고 있다. 프로야구 20년동안 신인투수가 탈삼진왕에 오른 일은 단 한번도 없다.
그가 기아를 정규리그 1위로 끌어올리고 사상 첫 루키 탈삼진왕까지 차지한다면 신인왕 표를 얻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 |
▽현대 조용준(23)〓1m75, 70㎏의 왜소한 몸매지만 최고시속 148㎞의 강속구에 국내에서 가장 빠른 140㎞대의 ‘초특급’ 슬라이더를 던지는 ‘작은 거인’. 현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팀내 최다인 54경기에 나가 9승5패 19세이브 평균자책 2.05를 기록중이다.
구원부문에서 28세이브포인트로 두산 진필중(29SP)에 이어 2위에 올라 있어 구원왕과 신인왕 ‘두마리 토끼’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시즌초 28이닝 무자책점을 기록했고 최근엔 8일 SK전에서 기록이 깨지긴 했지만 21경기 연속 구원불패행진도 펼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아직도 ‘언터쳐블’.
조용준은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기생 (박)용택이는 공·수·주 3박자를 다 갖췄고 머리도 비상해 야구센스가 뛰어난 타자다. 김진우는 지금은 평범한 투수다. 다만 고졸선수라는 점에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상대후보들을 평가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