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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9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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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OECD 국가 중 8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이혼율 35.9%.
이제는 결혼이라는 성(城)이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도 그리 멀지 않게 느끼게 됐다. 이스라엘 작가 체루야 살레브는 이 냉엄한 현실을 해부하듯 파헤쳐 남편과 아내가 겪는 애증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한 때 어느 누구보다 행복했던 나아마와 우디 부부에게 난데없는 일이 닥쳐 온다.
결혼 13년째, 건강하고 활동적인 성지관광 가이드였던 남편 우디의 몸이 마비되고 만 것. 깊어가는 상실감을 메우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해보기도 하지만, 쉽게 회복되지는 않고….
틈새로 드러나는 8년 전 나아마의 외도 사건. 이 일을 덮고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우디는 그 상처를 단단히 움켜쥐고 살아 왔고, 부부의 관계는 오래 전부터 금이 간 상태였다. 단란했던 가족의 추억을 한 손에 쥔 채, 다른 한 손으로는 끊임없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을 반복할 뿐이다.
우디는 떠나고, 나아마는 길을 잃은 채 헤맨다. 길의 끝에서 나아마가 뒤돌아 본 한바탕 헝클어진 삶의 자취는, 그에게 새로운 시선으로 삶을 볼 수 있는 동력이 돼 줄 것이다.
‘온 길을 되짚어가지 말라는 것, 변화의 길을 가라는 것이 하늘의 명령이다, 그러나 어떤 변화를 말하는 것인지, 그를 위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누가 알까?’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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