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플라스틱 머니는 현대인의 족쇄 '신용카드제국'

  • 입력 2002년 7월 5일 17시 39분


◇ 신용카드제국/로버트 D. 매닝 지음 강남규 옮김/488쪽 1만8900원 참솔

‘악마의 플라스틱을 경계하라!’

신용카드. 지폐 대신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을 갖춘 현대인의 필수품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국내 은행연합회 조사에서 개인 신용불량자가 250만9671명(5월말 현재)에 이를 정도로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요물’이기도 하다.

1980년대만 해도 신용카드는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신용카드 없이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저소득층과 대학생 노인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는 계층까지 확산되면서 ‘신용카드 중독증’이 생겼다.

‘신용카드제국’의 저자는 1980년대 레이건 정부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이후 미국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 구조의 변화, 실질임금 감소가 중산층 및 노동자에게 끼친 영향 등을 연구하면서 신용카드의 해악에 주목했다.

이 책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겪은 해프닝으로 시작된다. 책값을 신용카드로 결재하려다 사용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은 것. 대통령의 얼굴보다 신용카드의 기한이 중요하다는 ‘소비자 신용사회’의 웃지못할 사례이다.

신용카드 회사는 자선활동을 벌이고, 적립포인트에 따른 다양한 환급혜택을 광고하면서 긍정적인 면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카드 소지자들의 돈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 카드를 긁는 순간부터 쌓이는 명세표는 소비자에게 ‘족쇄’로 작용한다.

이밖에 신용카드업계의 조사보고서와 카드 빚으로 인해 자식이 자살을 선택한 부부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신용카드의 ‘두 얼굴’을 고발한다.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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