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세계증시 '하락 도미노' 몸살

  • 입력 2002년 6월 23일 17시 36분


세계증시가 미국과 남미발(發) 금융위기의 우려감으로 동반하락이라는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상수지적자 때문에 달러화의 가치하락을 방관하고 있으며 엔론사태로 인한 경영 불투명성에 대한 신뢰 상실과 추가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는 정정 불안 등으로 주가와 통화가치가 함께 폭락하는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달러 및 남미통화 폭락과 세계증시 동반하락〓21일 밤 나스닥지수는 23.79포인트(1.62%) 떨어진 1,440.96에 마감됐다. 다우지수도 177.98포인트(1.89%) 하락한 9,253.79에 거래를 마쳤다. 아직은 9·11테러 때 기록했던 장중 저점(나스닥 1,387.06, 다우 8,062.34)까지는 여유가 있으나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다. 서울증권 강찬수 회장은 “뉴욕증시의 일부 전문가들이 나스닥지수가 1,00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브라질의 보베스파지수는 4.69%나 폭락했으며 아르헨티나의 메르발지수도 2.39% 하락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2.44%, 홍콩의 항셍지수는 1.51% 떨어졌다.

달러-유로환율은 유로당 0.9710달러에 마감돼 2000년 4월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높았으며(달러가치 하락), 엔-달러환율도 달러당 121.07엔에 거래를 마쳐 120엔대 붕괴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한편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당 2.84헤알로 94년 도입 이후 최저였으며 멕시코의 페소화 가치도 달러당 9.98페소로 2000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외국인 순매도 4조원 넘어〓21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17.86포인트나 떨어진 758.95까지 떨어졌다가 개인의 저가매수에 힘입어 1.72포인트 상승으로 마감됐다. 760선이 지지돼 불안심리는 약간 가셨지만 미국과 유럽 및 남미 주가가 급락해 주초에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국인이 종합주가 800선 아래에서도 대규모 매물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장세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주 수∼금요일 3일 동안 4709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올 들어 순매도한 금액은 4조169억원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7월 중순까지는 관망〓증시가 상승반전을 위한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남미의 금융불안이 어느 정도 안정돼 외국인 매도가 일단락 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등 시도는 2·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7월 중순 이후 실적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우량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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