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36기 왕위전 '안개정국'

  • 입력 2002년 6월 17일 20시 00분


서봉수 9단과 이세돌 3단이 왕위전 본선리그 공동 수위에 합류했다.

17일 한국기원 본선대국실에서 벌어진 제36기 왕위전 본선리그 제23국에서 이세돌 3단은 조훈현 9단을 상대로 233수만에 백 9집반승을. 서봉수 9단은 안영길 4단을 156수만에 가볍게 백 불계로 물리치고 선두에 합류한 것.

이에 따라 이번 왕위전 본선리그는 조훈현 9단, 서봉수 9단, 조한승 5단, 이세돌 3단이 모두 4승2패가 돼 도전권을 향한 레이스는 막판까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정국으로 변했다.

하지만 객관적 수치로만 놓고 볼 때 가장 도전권 획득이 유리해 보이는 기사는 조한승 5단이다. 조한승 5단은 현재 이번 리그에서 2승 4패로 부진을 보이고 있는 윤현석 7단과의 마지막 대국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태.

특히 조5단은 윤7단을 상대로 통산 상대전적에서 2승 1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어 5단의 승리가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이세돌 3단 역시 1승 4패의 안영길 4단과의 마지막 대국을 남겨놓고 있어 승리가 유력해 보이나, 안4단이 이3단을 상대로 그 동안 3전 전승을 올리는 등 유독 이3단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이다.

반면 가장 힘든 고비를 맞게 된 기사로는 역시 영원한 라이벌 조훈현 9단과 서봉수 9단.

4승 1패로 체감상 가장 도전권에 근접해 있던 조훈현 9단은 이날 이세돌 3단에게 패함으로써 라이벌 서봉수 9단과의 아슬아슬한 최종국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조훈현 9단은 지난 기 왕위전 본선리그에서도 서봉수 9단에게 덤 착각으로 인한 뼈아픈 반집패를 당한 일이 있어 심상치 않는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 4인의 동률 선두 중 가장 먼저 도전권 시험기를 치를 기사는 이세돌 3단으로 이3단은 오는 6월19일 안영길 4단을 상대로 5승에 도전하게 된다.

박광수 동아닷컴 기자 think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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