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21세기 개막축포 내가 쏜다”

  • 입력 2002년 5월 30일 18시 51분


“나를 주목하라.”

첫인상이 중요한 법이다. 특히 지구촌 전체의 이목이 쏠린 2002한일월드컵 개막전과 같은 곳에서 최고의 멋진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어떨까. 전세계 축구팬은 물론 스폰서들도 그를 잊지 못할 것이다.

31일 오후 8시30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아트사커’ 프랑스와 ‘검은 사자’ 세네갈의 개막전에선 과연 누가 떠오를 것인가.

세계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아트사커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30·레알 마드리드)이 부상으로 빠졌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98월드컵과 유로2000을 제패했던 세계 최강 프랑스엔 거물이 수두룩하다. 또 동물적인 감각을 지닌 아프리카의 전사 세네갈에도 ‘깜짝 스타’로 떠오를 유망주들이 즐비하다.

먼저 프랑스에선 다비드 트레제게(25·유벤투스)와 티에리 앙리(25·아스날)가 서로 개막 축포를 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유럽 최고 리그인 이탈리아 세리에A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던 골잡이들.

트레제게의 타고난 골감각은 26일 열린 한국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전반 16분 앙리의 센터링을 환상적인 논스톱 오른발 가위차기 킥으로 차넣어 한국팬들을 경악시켰던 선수가 트레제게다. 2001∼2002 세리에A에서 24골을 터뜨린 트레제게는 골지역에서의 순간적인 몸동작과 골 결정력이 놀라울 정도다. 유로2000 결승에서 골든골을 성공시켜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주역이기도 하다.

역시 24골로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앙리는 엄청난 스피드와 놀라운 골 결정력으로 상대수비를 무너뜨린다. 양발을 고루 쓰며 큰 키에서 내리꽂는 헤딩슛의 위력도 대단하다. 100m를 10초8에 주파하는 준족으로 수비를 흔들어 놓아 상대팀에선 언제나 경계대상 1호로 꼽힌다. 98월드컵때만 해도 어딘가 설익은 플레이를 했던 앙리는 2000유럽선수권대회를 거치며 세계 정상급 포워드로 성장했다.

이밖에 지브릴 시세(21·옥세르)와 실뱅 빌토르드(28·아스날), 유리 조르카에프(34·볼튼) 등이 ‘개막전 스타탄생’을 꿈꾸고 있다.

이에 맞설 세네갈에선 단연 엘 하지 디우프(21·로잔)가 돋보인다. 디우프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세네갈이 뽑아낸 14골 중 8골을 혼자 터뜨린 무서운 신예. 어린 나이지만 카메룬의 간판 골잡이로 아프리카의 영웅인 파트리크 음보마에 비견되는 특급 골잡이다. 체격이 탄탄하고 스피드가 좋고 높은 점프력과 정확한 위치선정으로 언제 어디서 골을 터뜨릴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디우프와 투톱을 형성할 앙리 카마라(25·세당)도 눈여겨볼 선수. 카마라는 월드컵 예선에선 1골 밖에 터뜨리지 못했지만 골지역에서 몸동작이 날렵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볼을 발에 맞춰 골문으로 날려내는 기술이 뛰어나다.

이밖에 대부분의 세네갈 선수들은 아프리카선수 특유의 유연성과 동물적 감각을 갖추고 있는 데다 프랑스 1부리그에서 뛰고 있어 누구든 ‘깜짝 스타’로 등극할 가능성이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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