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타자 이대진 방망이 매섭네…2군서 3경기 연속포

  • 입력 2002년 5월 26일 19시 36분


한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얻은 선수는 뭘 해도 다른 모양이다.

선동렬의 일본 진출 이후 90년대 후반 최고투수로 군림했던 기아 이대진(28)이 눈물을 머금고 타자 전향 선언을 한지 꼭 열흘만인 26일 1군에 올라왔다.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98년 시즌 이후 개점휴업했던 ‘비운의 투수’ 이대진은 24일 롯데와의 2군경기에서 첫 타석을 홈런으로 장식한 것을 비롯, 3경기 연속 홈런을 포함해 13타수 6안타 3홈런 3도루의 믿기지 않는 성적을 올렸던 것.

정든 투수 글러브 대신 낯선 방망이를 들고 2군에 내려간 이대진은 박철우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하루 500개가 넘는 배팅을 소화해내며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박철우 코치는 “대진이는 강한 손목의 힘에서 뿜어져 나오는 임팩트가 뛰어나고 주루능력도 다른 선수에게 뒤지지 않는다”며 타자로서의 대성 가능성을 장담했다.

하지만 이대진은 이날 잠실 두산전에서 2회 9번타석에 대타로 나가 우익수 뜬공, 4회와 7회에는 삼진, 8회에는 2루땅볼로 물러나 1군의 벽이 녹록치 않음을 실감했다. 고교 이후 처음 맡은 3루 수비도 실책은 하지 않았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 화려했던 투수 생활을 접고 타자로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이대진에게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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