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축구광 폴란드 대통령 경기 도중 감독에 '전화코치'

  • 입력 2002년 5월 23일 18시 08분


“대통령보다 축구코치가 훨씬 더 어려운 직업이다.”

축구광으로 알려진 폴란드의 알렉산더 크바니시예프스키 대통령(사진)은 축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이처럼 표현한다. 체육부 장관 출신으로 만능 스포츠맨인 그는 폴란드 대표팀의 축구경기 도중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선수교체를 상의할 정도로 적극적인 성격. 그는 월드컵 출전을 위해 이번에 방한하는 자국 선수들이 ‘에어포스 원(대통령전용기)’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최상의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6월4일 한국과의 D조 첫경기에 맞춰 방한할 예정인 크바니시예프스키 대통령은 최근 한국팀이 우승후보중 하나인 잉글랜드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을 보고 “한국전을 낙관할 수 없다”며 반드시 승리할 것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올릴 경우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하겠다며 선수들의 기를 한껏 살려주고 있다.

문제는 정작 선수들이 대통령 전용기 이용을 꺼리고 있다는 점. 선수들은 지난해 11월 베네수엘라와의 마지막 예선전을 앞두고도 정부가 대통령 전용기 지원을 제안하자 “구형비행기를 타느니 차라리 걸어가겠다”고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크바니시예프스키 대통령의 축구 열정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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