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스타포커스]휘문고 우규민…8이닝 6K 3실점

  • 입력 2002년 5월 21일 20시 02분


“제 우상인 김병현 선수처럼 타자를 압도하는 사이드암스로 투수가 되고 싶어요.”

휘문고 3학년 우규민은 1년새 부쩍 성장해 있었다. 김병현의 투구폼을 비디오로 분석, 실전에 써먹고 있다는 그는 과감하게 몸쪽으로 승부를 거는 김병현의 근성까지 배워 ‘핵 잠수함’계보를 잇고 싶다며 다부진 표정을 지어보였다.

21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휘문고와 대전고의 제56회 황금사자기 예선전.

휘문고 최주현 감독은 지난해 황금사자기 우승 주역이었던 우규민을 예상대로 선발 등판시켰다.

우규민은 135㎞를 넘나드는 직구에다 까다로운 구질의 변화구까지 갖춰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 하지만 초반 컨디션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2회와 4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적시타를 맞더니 3대2로 한점 앞선 5회에는 커다란 동점 홈런까지 내준 것. 홈런 이후에도 연속안타를 맞고 속절없이 무너질 위기까지 갔다. 하지만 우규민은 거기서 쓰러지지 않았다. 마운드에 올라온 최주현 감독으로부터 “네 볼이 최고다.자신있게 던져라”라는 말 한마디에 용기백배,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1사 1,2루의 추가 실점위기를 삼진과 1루 파울플라이로 넘긴 우규민은 이후 8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김병현처럼 과감한 몸쪽직구로 정면승부를 건 것이 주효했다는 자체분석.

최종성적은 8이닝 8안타 5사사구 6삼진 3실점.

우규민은 황금사지기 2연패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대통령배 8강, 청룡기 4강 했으니까 이젠 우승해야죠.”

2년연속 금빛찬란한 황금사자기를 모교에 안기고 프로에 가고싶다는 그의 작은 소망이 이뤄질지 궁금하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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