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젊은 선수'의 부상에 신음하는 잉글랜드

  • 입력 2002년 5월 20일 18시 53분


아르헨티나의 영웅 마라도나는 '신사의 나라' 잉글랜드의 고상함(?)에 감사하고 있다.

"상대가 다른 나라였다면 불가능했을 골이다. 평상시에는(반칙을 해서라도) 넘어뜨리러 오곤 하니깐" (영국신문 선데이 텔레그래프).

86년 멕시코 대회. 마라도나가 '5명을 제치고 넣은 골'을 연출한 경기는 잉글랜드전이다. 잉글랜드 축구는 격렬한 것을 좋아하지만 약삭빠름과는 거리가 멀다. 98년 프랑스 대회에서 베컴이 아르헨티나 시메오네에게 보복 행위를 하여 퇴장당한 사건은 라틴계 특유의 '마리시아'(약삭빠름)에 대한 면역이 없었기 때문이 다.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최하위에 머물고 있던 축구의 '종주국'을 재생시킨 것은 사상최초로 외국인 감독이 된 에릭슨(스웨덴)이다. 에릭슨은 파울이 횡행하는 이탈리아에서 뛰었던 선수출신이었지만 특별히 '마리시아'에 대한 대처법을 알려주진 않았다. 에릭슨의 성공비결은 장래성이 풍부한 젊은이들의 등용에 있었다.

9일 발표된 대표 23명중 24세 이하가 12명. 4년후에 전성기를 맞는 선수가 많다. 2006년 대회까지 계약한 감독의 의도적인 장기적 전략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젊은 선수들중 선두주자는 미드필더 제라드(21)였다. A매치 전날 밤늦까지 맥주집에서 노는 강심장에다, 공을 가로채는 능력이 뛰어나고 장거리 탄환슛도 가능하다. 그는 리버풀의 동료, 포워드 오웬(22)과 공격의 핵심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 11일 리그 최종전에서 허벅지를 다쳐 월드컵 출전이 수포로 돌아갔다.

23세의 미드필더 다이아도 유동적이다. 왼발 골절에서 복귀중인 베컴을 포함해 미드필더 7명중 4명의 부상이 심각한 상태. 오웬도 허벅지 뒤쪽을 다쳐 4일 경기에서 견딜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안은 좌측 미드필더다. 포워드 헤스키를 미드필더로 전환 배치할 것인지, 좌측 윙백을 미드필더로 올릴 것인지. 혹은 전통적인 4·4·2체제를 무너뜨려 쓰리톱으로 나갈 것인지.

견실함을 기준으로 기용한다면 머피지만, 잠재능력으로 뽑는다면 20살 최연소인 J·콜이 될 것이다. 그는 드리블, 패스 능력을 천성적으로 타고 났다.

다만 제라드의 빈 자리가 너무 크다. 베컴에게 포워드를 맡기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위세부리던 영국신문의 논조도 비관적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아사히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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