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性매매, 그 억압의 실체는? '용감한 여성들…'

  • 입력 2002년 5월 17일 17시 41분


◇ 용감한 여성들, 늑대를 타고 달리는/막달레나의 집 엮음/320쪽 1만2000원 삼인

◇ 매매춘과 페미니즘, 새로운 담론을 위하여/이성숙 지음/142쪽 3900원 책세상

최근 빈발하는 성매매 여성들의 화재 참사 소식은 이 계층의 존재에 대한 회피나 부정에 앞서 면밀한 실태조사 및 특히 인권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용감한 여성들, 늑대를 타고 달리는’은 성매매 여성들에 직접 다가가는 연구조사를 통해 성 매매산업 현장 진입과정에서부터 인권실태, 학생층에 대한 성매매 유혹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책. 업소의 막내 마담, 기둥서방, 성 매매 여성이 된 중학교 동창, 필리핀 출신 기지촌 여성 등 관련 종사자들을 르포 형식으로 추적했다.

모두 여성인 르포라이터 들이 성매매 여성들을 접하며 스스로의 ‘위선의식’이 깨져나갔다고 고백하는 과정도 잔잔한 울림을 안겨준다. 클라리사 에스테스의 소설에서 따온 제목은 ‘늑대들이 우글거리는 세상에서 늑대를 타는 것은 손쉬워 보이는 길이기도 하고 고달픈 길이기도 하다’는 뜻.

한편 ‘매매춘과 페미니즘, 새로운 담론을 위하여’에서 저자는 성매매와 성매매 여성을 분리하는 최근의 페미니스트 담론이 허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19세기 자본주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공창제가 성매매에 대한 가장 위험한 제도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성매매를 평생직업화하면서 성매매 여성들을 사회로부터 격리시키기 때문.

성매매 여성들이 성병 감염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남성 고객의 성기를 검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 매매춘은 추방되어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이 편협성을 드러낸다는 주장 등은 폭넓은 논쟁을 통해 우리 사회가 소화시켜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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