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벤처-닷컴 "이젠 기피대상으로"

  • 입력 2002년 5월 1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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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회사 이름을 ‘∼닷컴’‘∼테크’ 등으로 짓는 것이 유행인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마땅히 ‘∼닷컴’이라는 이름을 기피하는 풍조다. 벤처나 코스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다.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다 거래소로 방향을 바꾸고, 벤처 대신 일반기업을 선택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코스닥과 벤처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까닭이다.

성장성과 미래라는 프리미엄은 한 풀 꺾이고 불투명성과 거품이 부각되고 있다.

98년 부도업체 직원들을 모아 출범한 패딩(인조솜) 생산업체인 글로윈 오정수 사장은 지난해부터 코스닥 등록을 준비했다. 3년 연속 흑자를 냈고 올해 매출 553억원, 순이익 9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등록에 어려움이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오 사장은 최근 거래소 상장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는 “주가조작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코스닥이 거명됩니다. 주가도 떨어지고요. 굳이 코스닥, 벤처라는 멍에를 질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코스닥 등록업체가 거래소로 옮기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세종공업 우신시스템 신세계건설 등이 거래소 이전을 앞두고 있다. 코스닥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저평가된다고판단한 때문이다.

벤처도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인터파크는 벤처에서 일반기업으로 코스닥의 소속부를 바꿨다. 이기형 사장은 “1·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0% 이상 늘어났다. 불안정한 벤처기업 단계를 벗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벤처의 이미지가 ‘성장성’보다 ‘불안정성’으로 비쳐진다는 얘기다.

코스닥 등록기업 가운데 올들어 소속부를 ‘벤처’에서 ‘일반’으로 바꾼 기업이 27개사에 이른다.

코스닥증권시장 임승원 준법감시팀장은 “팔리지 않는 상품은 진열대에서 치워야 한다. 퇴출이 빨리 이뤄지지 않아 코스닥 시장 전체가 홀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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