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출금리 13개월만에 올랐다…3월 6.79%로 0.01%P 상승

  • 입력 2002년 4월 25일 18시 07분


지난해 2월 이후 내림세를 보이던 은행의 대출금리가 13개월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콜금리 인상 여부는 4월 거시경제 지표와 경기 상황을 확인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이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최고지식경영자과정 조찬강연에서 “수출과 설비투자가 2·4분기에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등 경제 상황이 금리를 올리는 것이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으면 빨리 올리지 않겠다”며 “경기가 살아나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 내 욕심이지만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면 (콜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계에서는 박 총재의 발언이 당초 5월로 예상되던 금리 인상 시기를 다소 늦출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5월 콜금리는 7일 결정된다.

그는 4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시장은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고 16일 국회 ‘경제비전21’ 강연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오차범위의 3개월 내에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은이 발표한 ‘3월 은행 및 비은행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지난달 대출 평균금리는 6.79%로 2월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작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수신 평균금리도 시장금리 상승으로 전월에 비해 0.03%포인트 오른 3.99%로 나타났다.

가계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대출의 비중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오른 7.02%를 나타냈다. 특히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의 금리는 9.09%로 전월보다 0.59%포인트 상승했다.

박천일 한은 경제통계국 차장은 “경기회복으로 자금수요가 늘면서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늘기 때문에 꼭 필요하지 않은 대출을 갚거나 소비를 줄여 상환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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